의문의 번역가 피습 사건 - 황당한 동기

Last Updated: 2016년 09월 27일 | | 6개 댓글

며칠 전에 종교를 전문으로 번역하는 한 40대 번역가가 대낮에 강남의 사무실에서 의문의 사나이로부터 소형 망치로 피습을 당한 사건이 기사화되어 나왔습니다. 피해자 유 모씨가 번역 카페에서 활동하는 어떤 분의 프로필과 유사하여 많이 놀랬습니다. (제발 그 분이 아니기를...) 범인은 이틀 전에 검거되었습니다.

처음 이 사건이 발생했을 때 종교와 관련되지 않았을까 하는 추측을 했지만 오늘 기사에 보니까 "번역을 맡겼더니 무시해서" 청부 폭행을 시켰다고 나왔네요.

기사 내용에 "여자 친구의 숙제를 돕기 위해 두 쪽 분량의 번역을 의뢰했는데, 이 과정에서 무시를 당한 것 같아 윤 씨에게 폭행을 사주했다는 겁니다."라고 되어 있네요.

번역료 8만 원을 떼먹을 것도 아닌데…. (전화번호를 확인하려고 이메일을 보내) 마치 떼먹고 도망갈 사람처럼 취급당하는 것 같아서 자존심이 상하고 기분 나빴다.]

사실 저 번역가 분은 마음씨가 참 좋은 것 같습니다. 저 같으면 소액의 경우 무조건 선금을 받고 작업을 진행합니다. 얼마 되지 않는 돈을 가지고 독촉한다는 것이 독촉하는 사람이나 독촉 당하는 사람이나 모두 기분이 별로 안 좋거든요. 그리고 개인은 떼어먹을 확률이 기업보다 높은 편입니다. 특히 우리나라는 일을 시키고 돈을 잘 안 주는 이상한 습관(?)을 가진 사람이 제법 있습니다.

번역계에 발을 들여놓으면서 느낀 것이 우리나라에 특히 돈을 안 주려는 회사나 개인이 많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아예 국내에서는 일을 받지 않고 해외에서만 일을 받고 있습니다. 해외에서도 번역료를 떼어 먹는 일이 없다고는 할 수 없지만, 거의 없다고 보아도 됩니다. 심지어 중국업체도 우리나라보다 더 확실하게 결제해줍니다.

기사 내용에 나온 '범행 동기'가 사실이라고 한다면 정말 안타깝네요. 사소한 것에 목숨을 걸 필요가 없는 데 말입니다.


추가: 위의 내용은 피의자의 일방적인 주장이 담긴 기사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하지만 실제 동기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고 수사 중이라고 합니다(아래 댓글 참조).


6 개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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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댓글 감사합니다.

      그럼 번역료를 주지 않다가 최근 신문에 보도되어 문제가 되자 번역료를 지급했던 그 출판사와 관련이 있을까요?

      처음에 저도 범인의 진술이 황당하여 믿기지 않았지만, 요즘 하도 말도 안 되는 이유로 발생하는 사건 사고가 많아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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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 출판사와는 관계가 없습니다. 범인은 애당초 번역을 맡길 이유가 없었다는 것이 가장 큰 미스터리입니다. 여자친구를 도와준다고 했는데 여자친구가 없는 것으로 드러났고, 원문과 번역본을 소장하고 싶어 의뢰했다고는 하지만 글의 내용이 뭔지도 기억하지 못하고 있으니까요. 저를 찾아온 건 사전에 누군가가 정보를 일러줬을 공산이 큽니다. 경찰도 제3자가 있으리라는 추정하에 수사를 진행하고 있고요. 오히려 망치로 내리친 사람은 자신의 죄를 눈물로 인정하며 사죄하더군요.

      • 예상치 못한 사건으로 많이 놀래고 힘든 시간을 보내고 계실 것 같네요.
        부디 큰 부상이 아니었기를 바라고 빨리 회복하시길 기원하겠습니다.

  1. 참고로 경험상 우리나라 IT 기업들은 전반적으로 결제에 대해 깔끔한 편이지만, 간혹 애를 먹이는 기업이 있습니다. 번역 에이전시의 경우에는 일부 악덕업자가 있으니 주의가 요구될 수 있습니다. 요즘은 어떤지 모르겠네요. 예전에는 그런 경우가 가끔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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