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라도스 필터링 기능 & 포스트 에디팅 작업

Last Updated: 2023년 07월 16일 | | 3개 댓글

오래 전부터 일본의 한 프린터 제조업체의 매뉴얼을 정기적으로 번역하고 있습니다. 처음 몇 년은 전체 매뉴얼을 번역하였습니다. 물론 100% 일치 부분과 퍼지 부분에 대해서는 해당 업체에서 정한 요율을 적용합니다.

기존에 번역된 부분에 오류가 있었기 때문에 오류를 수정하면서 진행하다가 최근에는 완전히 일치하는 부분(Perfect Match)은 제외하고 업데이트되는 부분만 번역하고 있습니다.

매뉴얼이 인디자인 파일로 되어 있는데, 인디자인 파일을 트라도스로 처리하여 보내옵니다. 작년까지는 장(Chapter)별로 모든 파일을 보내왔지만 올해는 특이하게 몇 개 파일만 보내오네요. 아마 다른 Chapter는 변경 사항이 없는 것 같습니다.

문제는 많은 부분이 Perfect Match로 이전 매뉴얼과 동일한 부분입니다. 그런 부분은 잠금 설정되어서 수정 자체가 되지 않습니다.

트라도스 번역

번역할 부분과 번역하지 않을 부분이 섞여있다 보니 통상적인 방법으로 번역할 경우 몇 줄 번역하고 그 다음 번역할 컨텐츠를 찾아가는 것이 번거롭습니다. 그리고 간혹 번역할 문장을 못 보고 지나칠 수도 있고요.

이런 경우에는 잠금 설정된 세그먼트는 표시하지 않고 번역할 세그먼트만 표시하도록 필터링하면 편리합니다.

트라도스 번역

물론 이런 경우 잠금 설정된 세그먼트에 오류가 있더라도 확인할 방법이 없습니다. 하지만 Locked 세그먼트가 너무 많아서 읽어볼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잠금 설정된 부분은 비용 산정에서도 제외됩니다. 시간이 충분하고 비용을 받는다면 매뉴얼의 모든 부분을 체크하면 좋겠지만 시간상 그리고 여건상 불가능합니다.

가령 이 Chapter의 단어수가 8000단어가 넘지만 실제 번역할 분량은 400단어 남짓 됩니다. 8000단어를 번역하고 검토까지 끝내려면 3~4일은 족히 걸리지만 400단어는 1~2시간만에 끝내야 합니다.

번역 메모리(Translation Memory) 툴은 번역의 재활용을 통해 기존 번역과의 일관성(Consistency)을 유지하고 속도를 높일 수 있지만, 한편으로는 번역료를 삭감하는 수단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해외 다국어 번역업체에서 주로 Trados 사용을 요구했지만 최근 들어서는 다양한 TM 툴이 나왔고 국내에서도 많이 활용되는 것 같습니다.

포스트 에디팅(Post-editing)

그리고 구글번역과 같은 기계번역이 발전함에 따라 포스트 에디팅(Post-editing) 작업 문의도 간간히 오네요. 포스트 에디팅이란 기계번역기로 번역한 문서를 검토하는 작업입니다.

처음 Post-editing 작업 문의를 받았을 때, 제가 알고 있는 포스트 에디팅인지 문의해보았습니다. 왜냐하면 Editing, Proofreading, Post Editing 등의 작업 범위가 업체마다 약간씩 차이가 있기 때문입니다.

포스트 에디팅이 기계번역기로 번역한 것을 교정하는 작업이냐고 물어보니 그렇다고 하네요.

Yes, Post Editing means that you have to edit a translation done by a Machine.

제가 거래하는 업체의 포스트 에디팅 단가는 에디팅(교정) 단가보다 1센트 정도 높지만 번역 단가의 절반에 지나지 않네요. 그래서 저는 포스트 에디팅 문의에 대해서는 무조건 거절하고 있습니다.

소량의 문서에 대해 포스트 에디팅을 지속적으로 요청하는 것을 보면 포스트 에디팅의 효과를 테스트하고 있는 시기처럼 보입니다. 품질면에서 충분히 괜찮다고 결론을 내리면 아마 모든 번역 작업 혹은 일부 분야의 작업을 포스트 에디팅 작업으로 전환하지 않을까 예상됩니다.

참고:


3 개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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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저랑 하시는 일의 포트폴리오가 많이 비슷하네요. 저도 오늘부로 백수가 되어 나온 회사에서 소프트웨어 매뉴얼 영문 번역 작업을 했습니다. 그런데 오늘 소개하신 툴을 보니 번역 세계에도 참 다양한 방식으로 협업이 이루어지는 걸 알게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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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전에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매뉴얼을 많이 번역했습니다.

      하지만 IT, 컴퓨터 분야가 진입 장벽이 낮은 편이라서 많은 번역가들이 유입되고 단가도 그리 좋지 않아서 의료기기 매뉴얼 번역으로 옮겨갔습니다. 하지만 최근 주 거래업체와 단가 문제로 거래가 줄어서 다시 다양한 분야의 번역을 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컴퓨터(HW/SW) 분야의 번역을 선호하는 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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