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5일 어린이날 작업 일지 - 번역으로 돈을 벌려면...

번역 프로젝트 관리

오랜만에 번역 작업 일지를 올려봅니다.

약 1주일 정도 휴일도 없이 작업해서 엊그제 수요일 밤에 납품했습니다. 며칠은 새벽부터 일어나서 밤늦게까지 강행군을 하느라 쉽지 않은 한 주를 보냈습니다. 그리고 어제는 조그마한 작업 하나 끝내고 다른 밀린 일을 처리했습니다.

이제 하루 분량의 일만 수중에 남았습니다. 이 작업은 월요일까지 마무리하면 되어서 오랜만에 한가해졌습니다. 다른 추가 소량 작업 3건을 요청 받았지만 그냥 무시하고 있습니다. 작은 작업건은 힘은 힘대로 들면서 비용은 되지 않아서 가급적 큰 작업 위주로 요즘 받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작년에는 어려운 작업이 많아서 힘들었지만 올해 들어서는 투잡(?)을 하고 있어서 다소 여유가 생겼습니다. 이전에는 비수기를 대비하여 일이 많을 때 가능한 한 많이 받아서 해야 했습니다. 그래서 스트레스도 많이 받고 다소 생소한 분야의 프로젝트도 억지로 맡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사실 그런 과정에서 번역 실력이 성장하는 것이 맞지만 이제 나이가 (그리 많지는 않지만) 조금 들고 하니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는 것이 부담으로 다가오네요.

오늘은 어린이날로 모두 쉬는 날이지만 우리집에 어린이가 없는 관계로 월요일 납품건을 조금만 처리하고 일 때문에 미루어 놓았던 (업무와 무관한) 잡다한 일을 해볼까 생각 중입니다.

5월은 쉬는 날이 많아서 직장인과 학생들에게는 좋지만 저 같은 프리랜서에게는 별로 좋지 않습니다. 일을 하지 못하면 그만큼 수익이 줄기 때문이죠. 그래도 지난 몇 년 간은 꾸준히 일이 들어와서 겨우 생활은 하고 있지만 AI(인공지능) 번역의 발달로 인해 번역을 언제까지 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지금 당장은 별 영향은 없지만 상당량의 번역물을 기계 번역이 인간 번역을 대체하는 시대가 머지않아 도래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러면 정말 실력 있는 소수의 번역가만 살아남고 대부분의 번역가는 기계가 번역한 문서를 검토하거나 다른 일을 하게 될 것 같습니다.

번역으로 돈벌기

사실 번역 자체로는 돈을 많이 벌 수가 없습니다. 번역으로 수익을 올리려면 에이전시처럼 클라이언트로부터 일을 수주하여 믿을 수 있는 번역가들에게 맡기는 방식으로 해야 합니다. 경험 있는 번역가들은 이런 것을 알고 있겠지만 그렇게 하지 않고 있죠. 아니 못하고 있다는 말이 맞을 것 같습니다.

과거 에이전시에서 일할 때 꼭 한 번씩 번역가가 잠적하는 일이 발생하더군요. 그러면 어떻게 하든 일을 마쳐야 하기 때문에 PM 입장에서는 굉장한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그런 것을 보아왔기 때문에 돈을 아무리 많이 받아도 그런 일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개인적으로 마케팅 능력만 있으면 한국어에서 특수 언어(예: 인도네시아어, 베트남어, 스리랑카어, 아랍어, 크로아티아어, 스웨덴어, 덴마크어 등등)로 번역하는 일을 수주하여 다음 글에서 소개하고 있는 ICANLOCALIZE 서비스를 이용하여 해당 언어의 현지 프리랜서들에게 일을 맡기면 돈을 벌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괜찮은 다국어 번역 서비스 추천

특수 언어의 경우 단가가 비쌀 수밖에 없습니다. 번역 물량이 적고 번역가 풀도 제한적입니다. 그리고 국내에서는 아무리 한국인이 번역을 잘해도 현지인처럼 번역을 잘 할 수는 없고, 또 번역 품질도 알 수 없습니다. 신뢰할 수 있는 현지 전문 번역가들을 확보한 이런 ICANLOCALIZE같은 서비스를 이용하면 한글을 영어로 번역한 후에 현지인에게 맡기면 높은 품질을 유지할 수 있을 것입니다. 고급 서비스 전략으로 나가면 충분히 승산이 있으리라 봅니다. (번역으로 돈을 벌고 싶은 분은 한번 도전해보아도 좋을 듯 합니다.ㅎㅎ)

하지만 일을 수주할 수 있는 마케팅 능력이 있다면 굳이 이렇게 번역을 하고 있지는 않겠죠. 제 입장에서는 그냥 몇 개 고객사를 잡아서 일정하게 일을 받아서 하는 것이 딱 맞는 것 같습니다. 좋게 말하면 '주제 파악'을 하고 있다고 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패기와 도전 정신이 결여되어 있다고 할 수 있겠네요.

추가: 아래 댓글에도 달았는데요, 살면서 배운 게 하나 있다면 거의 모든 분야에서 돈을 벌려면 프로젝트(일)를 수주하여 하청을 주는 중개업을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예전에 에이전시에서 일할 때 국내의 유명한 SI(시스템 통합) 업체들이 국내에서 큰 프로젝트를 수주하여 비용이 저렴한 해외업체들에게 맡기는 것을 보았습니다. 프로젝트를 수주하면 적당한 업체들에게 이런 일이 있으니 입찰 제안서(Proposal)를 보내달라고 하여 해외업체들로부터 제안서를 받습니다. 그러면 (시간이 없으면 입찰 제안서를 번역업체에 맡겨 번역시키거나 자체 직원에게 맡겨 번역시켜) 제안서를 검토하여 적절한 업체를 선정하는 시스템으로 운영되더군요. 번역도 그렇고, 웹사이트 제작도 그렇고... 사실 거의 대부분 분야가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참고:


3개 댓글

  1. 참고로 살면서 배운 게 하나 있다면 대부분의 분야에서 돈을 벌려면 프로젝트(일)를 수주하여 하청을 주는 중개업을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예전에 에이전시에서 일 할 때 국내의 유명한 SI(시스템 통합) 업체들이 국내에서 큰 프로젝트를 수주하여 저렴한 해외업체들에게 맡기는 것을 보았습니다. 해외업체들이 입찰 제안서를 보내오면 (시간이 없으면 입찰 제안서를 번역업체에 맡겨 번역시키거나 자체 직원에게 맡겨 번역함) SI 업체에서 검토하여 적절한 업체를 선정하는 시스템으로 운영되더군요. 번역도 그렇고, 웹사이트 제작도 그렇고... 거의 모든 분야가 비슷한 것 같습니다.

    1. 번역가이면서 워드프레스 관련 정보를 공유하는 블로거 정도라고 할 수 있겠네요(그런데 블로거라는 직업도 있는지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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