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Coach라는 웹기반 번역 메모리 시스템에서 진행하는 짧은 분량의 에디팅을 맡았습니다. 그런데 이 메모리 시스템에서는 각 세그먼트별로 체크를 한 후에 승인을 눌러주어야 하는 방식으로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승인 버튼을 누르면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것입니다. 검토하는 시간보다 승인하는 데 많은 시간이 소요되었습니다. 그래서 각 세그먼트별로 하지 않고 페이지마다 모든 항목을 승인할 수 있는 버튼이 있어 그것을 시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시간이 한 참 걸립니다.
그래서 어제 2시간짜리 작업이었는데 승인 버튼을 눌러서 번역 내용을 승인하는 데 30분 이상 소요되었습니다. PC에서 작업한다면 이런 시간 누수는 없을 것입니다. 웹 기반이라서 웹에서 처리하느라 시간이 많이 걸리는 것 같습니다.
보통 많이 사용하는 SDL Trados를 사용하면 될 텐데 왜 이런 비효율적인 시스템을 만들어 번역가들을 힘들게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웹 기반의 번역 메모리 시스템은 전반적으로 작업 속도를 떨어뜨립니다. 상대방 서버 속도도 문제지만 많은 사람이 몰리면 더욱 속도가 떨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리고 가끔 사이트에 접속 불가능한 경우도 있고요. 웹 기반에서 작동하는 번역 메모리 시스템을 사용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번역 내용을 유출하지 않으려는 의도에서 출발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일부 시스템은 번역가들의 작업 패턴을 통계화하여 번역료를 삭감하는 도구로도 사용되기도 합니다("기계 번역의 발전이 번역가에게 미치는 영향" 참고).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