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 어떻게 시작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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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가가 되는 방법

들어가며

가끔 번역을 어떻게 시작할 수 있는지 묻는 분들이 있어 나름대로 정리해보았습니다.

우선 번역은 구글번역기와 같은 기계번역의 발달로 앞으로의 전망이 별로 좋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번역가로서 새롭게 자리잡기가 이전보다 더 어려워질 수 있고, 기존 번역가도 점차 물량이 줄어들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따라서 번역가로서의 직업을 시작하기 전에 진지한 고민을 해보면 좋을 듯 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매우 비관적인 것만은 아닙니다. 나름대로 전망 좋고 경쟁력 있는 분야를 개발하여 실력을 연마한다면 기회는 언제든지 찾아올 수 있는 것이니까요.

번역 입문 단계

번역에 대해 아무 것도 모르는 상태라면 다음과 같은 과정을 통해 번역에 입문할 수 있습니다.

  1. 번역 기술 연마(준비기)
  2. 구직 활동
  3. 본격적인 번역 시작

이런 과정은 다른 분야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될 것입니다.

번역 실력 연마

먼저 해야 할 일은 번역 기술을 연마하는 것입니다. 출판번역, 영상번역, 기술번역 등 번역에는 여러 분야가 있습니다. 저는 출판번역으로 번역을 시작했다가 기술번역쪽으로 전향했습니다. 영상번역에 대해서는 실질적인 경험이 없으므로 잘 모릅니다. 영상번역을 고려하는 경우에는 아무래도 영상번역과 관련된 전문적인 교육을 받는 것이 올바른 방향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번역 역량을 키우는 방법으로 크게 스터디를 통한 학습과 학원을 이용하는 방법을 고려해볼 수 있습니다. 스터디는 마음이 맞는 사람이 몇 명 스터디 그룹을 조직하여 진행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전문 번역가가 스터디 그룹에 참여한다면 매우 효과적일 것입니다. 책을 하나 선정하여 매주 일정 분량을 나누어서 번역한 후에 번역한 내용을 발표하면서 토론하는 방식으로 스터디가 이루어질 수 있을 것입니다. 혹은 괜찮은 자료를 선별하여 진행해도 되고요. 그것은 서로 협의하여 가능할 것입니다.

또 하나는 학원에서 번역 강의를 듣는 것입니다. 대학에서 진행하는 저렴한 커리큘럼도 가끔 있는 것 같습니다.

또는 한겨레교육문화센터와 같이 문화센터에서 진행하는 강좌도 있네요.

  • 예비 번역가를 위한 번역 입문 10기

이런 강좌를 이용하는 것도 괜찮은 것 같습니다. 다만, 주의할 점은 번역 강의를 들으면 번역 일감을 준다고 하는 경우 조심하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또, 초벌번역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학원도 경계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초벌번역’이라는 것 자체가 존재하지 않거든요. 누가 돈을 주고 ‘초벌번역’을 원할까요?


참고로 저는 위에 나열한 강의는 참고용으로만 올린 것이고 저하고는 아무런 관련이 없습니다(한겨레 관련 링크는 오해를 할까 봐 삭제했습니다). 강의를 듣든 스터디를 하든, 혹은 독학을 하든… 어떤 방법을 선택하든지 미리 충분히 알아보고 진행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위에서 언급했듯이 초벌번역 운운하거나 수강 후 일감을 주겠다는 조건을 다는 경우에는 번역 카페에서 관련 정보를 검색해보면 확인해볼 수 있으므로, 검색 후에 수강 여부를 결정하시기 바랍니다. (‘대번개’를 검색해보면 됩니다. 그렇다고 ‘대번개’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다만 이와 같은 학원의 이용을 고려하는 경우 미리 충분한 정보를 검색하여 본인에게 적합한 지 확인하라는 의미임을 알려드립니다.)

저는 어떤 방법도 추천하지 않으며 다만 그런 것이 있다는 것만 알려드립니다. 제가 이 글을 돈벌이 수단으로 작성했다고 비난하는 분이 있어서 확실히 밝혀드립니다. (사실 이 글을 작성한다고 누가 후원해주면 좋겠습니다. 후원을 원하시는 분은 여기에서 이 블로그의 운영을 후원할 수 있습니다.ㅎㅎ)


저는 번역학원을 다니면서 번역을 배우게 되었습니다. 우연히 번역구인 광고를 보고 찾아갔다가 번역을 시작하게 되었는데요, 학원에서 번역구인 광고를 내어서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번역 강의를 듣도록 유도하는 그런 케이스였습니다. 저는 생활이 여유롭지 않아서 강의를 들을 수 없다고 했더니 그러면 학원에 등록을 하되 비용은 번역을 해서 충당하라는 당시 부원장의 권유를 받아들이면서 번역에 입문했습니다.

번역학원에서 강의를 들으면서 많은 분들이 중도에서 포기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스터디를 하든, 대학교나 문화센터에서 제공하는 번역강의를 듣든지 끈기를 가지고 끝까지 이수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구직 활동

어느 정도의 기간(예: 6개월) 동안 번역 기술을 연마했고 번역에 자신이 있다면 이제 이력서와 샘플 번역을 만들어 번역업체에 돌려서 본인 PR을 시작합니다. 요즘은 번역 카페에 구인 글이 꾸준히 올라오므로 그런 구인 글을 보고 무조건 이력서를 보내는 것도 괜찮은 방법입니다.

하지만 너무 형편없는 단가를 제시하거나 황당한 작업 의뢰 건에 대해서는 주의가 필요합니다. 이력서를 보낸 후에 전화를 하여 이력서를 제출했다고 알려주면 더 좋을 수 있습니다. 네이버의 “외주나라“와 같은 카페에도 글을 올리는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홍보할 수 있습니다. (“외주나라” 같은 경우 사기가 종종 있는 것 같으니 일반 업체와 거래 시 소액일 경우 전액, 큰 금액일 경우 선수금을 받고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개인 프로필 사이트를 하나 만들고 본인의 실력을 보일 수 있는 샘플 번역을 올려놓는 것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개인 프로필 사이트는 WordPress.com에서 무료로 제공하는 블로그를 사용해도 좋고요(조금 좋게 만들려면 유료 플랜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아니면 빠르고 전문적인 사이트를 만들 수 있는 Wix를 이용하는 것도 괜찮을 듯 합니다. Wix(윅스)는 SEO가 약해서 검색이 잘 안 될 수 있지만, 보여주기 위한 사이트로서는 이만한 것도 없습니다.

이 블로그와 같은 워드프레스 사이트를 고려하는 경우 다음 글을 참고해보시기 바랍니다.

번역이나 관련된 언어에 대한 글을 꾸준히 포스팅하면 구글과 네이버 등에서 검색되어 마케팅에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이력서를 계속 보내면서 꾸준히 번역 기술을 연마하도록 합니다. 그리고 기다리면 됩니다. 이력서를 보내더라도 곧바로 연락 오는 경우는 드물고 몇 달 뒤, 혹은 1년 뒤에 연락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본격적인 번역 시작

에이전시에서 문의가 오면 간단한 번역 테스트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번역 테스트를 진행하지 않는 에이전시라면 가급적 일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제대로 된 번역업체는 내부 프로세스에 따라 번역가를 테스트하여 관리합니다. 그렇지 않고 중구난방 식으로 번역가를 관리하는 업체는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도 됩니다.

참고: 테스트는 1~2장 내외의 분량으로 이루어지고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많은 분량을 테스트로 요청한다면 응하지 않도록 합니다.

번역 테스트에 합격하게 되면 번역 단가와 지불 조건 등에 대해 협의를 하게 됩니다. 이런 과정 없이 무조건 번역을 주는 업체도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번역 단가는 경력, 실력에 따라 천차만별입니다. 하지만 너무 저가는 피하는 것이 좋겠죠. 경력을 쌓기 위한 징검다리로 생각하는 경우에는 저가 수주를 고려해볼 수 있겠지만 별로(사실 전혀) 권장하지 않습니다.

각 번역을 시작하기 전에 번역 분량(단어수 또는 자수), 단가, 전체 비용을 정확히 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그렇지 않고 무조건 해달라고 한다면 분량과 단가(혹은 정확한 분량만이라도)를 PO나 이메일을 통해 알려달라고 요청하도록 합니다. 만약 ‘우리를 못 믿느냐?’라든지 그런 정보를 제공하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는 업체가 있다면 거래를 재고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 약정한 번역료보다 적게 번역료를 준다든지(보통 3.3% 원천징수를 한 후에 번역료가 지급됩니다), 약정한 기간 내에 번역료를 주지 않는다면, 이런 업체와는 거래를 하지 않도록 합니다. 한 번 그러는 업체는 계속 애를 먹이게 됩니다.

번역 에이전시를 통하지 않고 기업에서 직접 연락을 해 오는 경우에는 번역 단가를 높여서 부르도록 합니다. PM이 해야 할 일을 직접 수행해야 하고, 번역 후 문서 레이아웃 등을 조정하는 부가적인 작업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번역료를 떼일 수 있는 위험도 있으므로 이런 모든 점을 감안하여 번역료를 산정하도록 합니다. 그리고 소량의 번역건인 경우에는 번역료 전액을 받도록 하고 번역료가 비교적 높다면 절반을 먼저 받고 절반은 납품 후 며칠 이내(예: 1주일 이내)에 받도록 약정을 하도록 합니다.

(가끔 아는 사람에게서 번역을 받는 경우가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별로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지인과는 돈거래를 비롯하여 일절의 거래를 하지 않는 것이 가장 좋을 듯 합니다. 만약 번역을 한 후에 번역료를 제대로 못 받게 되거나, 최선을 다해 번역을 했는데 번역 품질에 딴지를 건다든지 하면 지인과의 관계가 단절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여담인데 어떤 분은 멀쩡한 새 제품을 저렴하게 지인에게 팔아도 나중에 안 좋은 말을 듣는 경우도 있다고 하더군요.ㅎㅎ)

참고로 우리나라만큼 일을 시키고 돈을 떼어먹는 나라도 없습니다. 심지어 중국보다 더 심한 것이 우리나라 같습니다.

이런 관행을 미리 정해서 개인 프로필 사이트에 올려놓으면 도움이 됩니다.

매우 큰 번역건인 경우 프로젝트를 분할하여 진행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렇게 해야 번역료를 받지 못하더라도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고 일정 관리에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번역물을 납품하기 전에는 반드시 한 번 더 검토한 후에 보내도록 합니다. 그리고 맞춤법 검사도 반드시 실행하도록 합니다. 맞춤법 검사는 MS Word에 내장된 기능을 사용하면 됩니다. 하지만 MS Word에 내장된 맞춤법 검사기의 기능이 완전하지 않으므로 의심될 경우 온라인 맞춤기를 사용하도록 합니다.

이 단계는 매우 중요합니다. 아무리 번역이 잘 되어도 오자/탈자가 발견되는 경우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없습니다.

번역 에이전시 같은 경우 첫 거래에서는 조그만 일을 줍니다. 어느 정도 신뢰가 쌓이면 점차 일을 늘려가는 방식입니다. 번역을 하다가 잠수를 타는 번역가가 의외로 많습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요. 절대로 그렇게 하면 안 되고, 번역을 하다가 피치 못할 사정이 생기면 가능한 빨리 PM(프로젝트 매니저)에게 연락하여 사정을 이야기하여 일을 반납하거나 다른 방안을 찾아야 합니다.

번역 단가 산정

출판번역의 경우 예전에 원고지 기준으로 책정했는데요, 요즘은 확실히 모르겠습니다. 기술분야의 경우 단어 기준으로 번역료를 산정합니다. 이것이 국제적인 기준이기 때문에 가급적 단어 기준으로 번역료를 산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원문이 2바이트 언어(예: 한국어)인 경우 단어(Word) 대신 문자(Character) 기준으로 산정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A4 1장당 얼마… 이런 식으로 책정하는 업체가 옛날에 있었는데요, A4 1장이라는 기준이 모호할 수 있으므로 합리적인 산정 방법은 아닙니다. A4 기준인 경우 몇 단어가 A4 1장으로 계산되는지 확실히 체크하면 좋을 듯 합니다.

단가는 번역 카페에서 검색해보거나 문의해보면 어느 정도가 적정 수준인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국내에서 얼마 정도 받고 있는지 대충 알고 있지만 오해를 피하기 위해 여기서는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최소 단가와 급행료

아무리 작은 일이라도 Minimum Charge라고 하여 최소 비용이 청구되는 것이 관행입니다. 그리고 급하게 일을 하는 경우 급행료가 청구되기도 합니다. 여기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최소 단가와 긴급번역료 글을 참고해보세요.

번역 관련 자격증

번역업체에서는 보통 샘플 테스트를 통해 번역가를 모집하지 어떤 자격증을 요구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므로 번역 자격증 취득을 고려하는 경우에는 잘 알아보고 결정하시기 바랍니다.

해외 번역 시장

저는 현재 국내업체와는 전혀 거래하지 않고 해외 업체하고만 거래하고 있습니다. 해외업체 거래의 특징을 나름대로 정리해보면:

  1. 번역료가 국내업체보다 높은 편이다.
  2. QA 프로세스가 까다롭다.
  3. 번역료 지급 기간이 30일 ~ 60일로 길다.

해외업체는 국내업체보다 번역료가 높은 편입니다. 하지만 높다고 항상 좋은 것만은 아닙니다. 그만큼 더 많은 것을 요구합니다. 제가 거래하는 업체 중 한 곳은 번역하여 보내면 검토자가 검토하여 수정 사항을 보내줍니다. 수정해주면 간혹 최종 고객사에서 검토하여 또 수정을 요구해옵니다. (이 과정은 드문 편이지만 간혹 이런 방식으로 일을 진행하기를 고집하는 업체도 있습니다.) 그런 다음 최종 번역본을 가지고 레이아웃 작업을 한 후에 최종본을 또 검토해줄 것을 요구합니다. 번역 완료 후에 2번 이상의 과정을 더 거치게 되는 편입니다.

그리고 번역료를 페이팔이나 전신환을 통해 받게 되는데, 번역료를 받는 과정에서 상당한 수수료가 차감되어 나갑니다. 또, 번역료 지급 기간이 국내의 경우 보통 30일 정도이지만 해외에서는 관행이 2개월인 곳이 많습니다. 이런 여러 가지를 고려하면 해외업체와 일하는 것이 항상 유리하다고만 할 수 없습니다.

국내에서 어느 정도의 경력을 쌓고 번역에 자신감이 충만하다면 해외 시장에 도전해볼 수 있습니다. 해외업체도 인도, 중국 등에서는 저가를 요구하고, 심지어 국내 단가보다도 낮은 경우도 있습니다. 그런 업체는 무조건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 2018년 1월 추가: Proz.com을 통해 해외에서 일을 받을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Proz를 이용하지 않습니다. 전반적으로 단가가 많이 하락했고 1회성 일이 많은 것 같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다음 글을 참고해보세요.

번역 툴

이 블로그에 SDL Trados를 비롯한 여러 가지 번역 메모리 툴(Translation Memory Tool)에 대해 다루고 있습니다. CAT(Computer-assisted translation;컴퓨터 보조 번역) 툴이라고도 하는 TM 툴은 번역의 재활용(reuse)에 초점을 둔 번역 보조 도구입니다. 기술번역을 하는 경우라면 Trados를 비롯한 여러 가지 툴을 사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Trados 툴은 비교적 고가입니다. 하지만 제가 처음 번역을 시작할 당시에는 거의 100만원에 달했기 때문에 지금은 가격이 많이 낮아진 상태입니다. 이런 툴, 특히 Traods을 사용할 수 있는지 물어오면 무조건 할 수 있다고 하고 Trados 사이트에서 30일 Trial version을 다운로드하여 사용법을 익히면 됩니다.

사용법은 이 글에 소개된 영상을 참고해보시기 바랍니다.

자기 관리

저는 초기에 번역업체에서 일 하다가 전문 번역 프리랜서로 전향했습니다. 처음 번역을 시작하면 프리랜서로서 시작하게 됩니다. 프리랜서는 일이 있으면 일을 하고 일이 없으면 놀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므로 초기에는 다른 일을 겸하면서 번역가로서의 커리어를 시작하는 것도 좋습니다.

전업 번역가로서 일을 하는 경우 프로젝트를 받으면 일정을 수립하고 해당 일정에 따라 일을 진행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큰 프로젝트라면 항상 일정보다 조금 빨리 일을 완료하도록 일정을 수립하도록 합니다. 여유롭게 일을 받는 것이 좋지만 보통 급하게 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너무 많은 분량을 급하게 해 달라고 하는 경우 무리해서 하는 것보다 거절하는 것이 좋습니다. (무리하게 일 하다 건강을 해칠 수 있습니다.)

하루에 소화할 수 있는 분량을 정하고 그보다 너무 초과하는 경우 받지 않는 것이 길게 가는 방법입니다. 일정이 여유로운 일을 받으면 여유롭다고 다른 일을 받거나 하는 등 여유를 부리다가 낭패를 보는 분들도 간혹 봅니다. 항상 합리적으로 스케줄을 관리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습니다.

건강관리에도 신경을 많이 써야 합니다. 번역을 하다보면 스트레스를 많이 받습니다. 그러면 술로 스트레스를 푸는 분들도 있는데요, 그 보다는 운동이나 산책 등을 통해 일과 운동의 조화를 꾀하는 방법을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참고: 처음 업체와 거래할 때 신뢰 관계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다른 일로 바쁜 경우 미리 알림 이메일을 통해 언제까지 일을 못한다고 알려주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해외업체의 경우 번역 작업이 가능한 날과 불가능한 날을 기입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기도 합니다. (국내의 경우 어떤지 모르겠습니다.)

여러 번 연속하여 일을 거절하게 되면 거래가 끊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그렇습니다. 그러므로 일을 거절할 때에도 지혜롭게 거절하는 방법을 익히는 것이 중요합니다. 미리 공지를 주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번역 에이전시와의 관계

번역가와 에이전시와는 상생관계라는 의식을 가지고 작업에 임하면 좋을 듯 합니다. 번역가는 책임감을 가지고 약속한 일정 내에 문제 없이 작업을 마무리해야 합니다. 에이전시에서 번역가를 소홀히 대하는 경우는 없겠지만 만약 그런 태도를 가지는 업체나 PM이 있다면 거래를 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번역가와 번역업체와의 관계

대부분의 번역 에이전시의 경우 번역가 풀에 의존하게 됩니다. 그리고 검증이 된 소수의 번역가하고만 일하려고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새로운 번역가에게 일을 맡겼다가 문제가 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그러므로 한번 관계를 잘 맺어놓으면 꽤 오랫동안 거래할 수 있는 것이 이 업계이기도 합니다. 또 한편으로는 좋은 관계를 수립하기가 쉽지 않은 측면도 있습니다. 번역 실력을 향상시키면서 기다리다 보면 반드시 기회가 오게 되어 있습니다. 실력 있는 번역가는 바쁜 경우가 많습니다.

다른 번역가들이 어려워서 거절한 번역물이 내게까지 올 수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 기회일 수 있지만 다른 번역가들이 하지 않은 번역을 초보 번역가가 제대로 해 내기란 그리 만만치 않을 수 있습니다. 여러모로 초보 번역가가 제대로 된 일을 맡기가 쉽지 않은 측면이 있는 것 같습니다.

참고로 번역가 풀이 빈약한 업체의 경우 검증되지 않은 번역가에게 많은 번역 분량을 맡기려고 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런 경우 주의가 필요합니다. (중요한 번역의 경우 실력이 검증된 번역가에게 맡기려고 하지 거래 관계가 없고 검증되지 않은 번역가에게 맡기려고 하지 않습니다.)

처음에는 소량의 번역건을 맡기면서 신뢰할 수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단계가 필요합니다. 번역 에이전시의 경우 번역가가 책임감을 가지고 시간 내에 번역을 제대로 해 내는가를 검증하게 됩니다. 번역가의 경우 에이전시가 제대로 된 체계(프로세스)에 따라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지, 그리고 결제가 약속대로 이루어지는지 등을 살펴보게 됩니다.

고객 관리

실력과 책임감을 갖추게 되면 좋은 업체와 일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지게 됩니다. 현재 거래하는 업체의 단가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우선 단가 인상을 요구하고 요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새로운 업체를 찾아 나서도록 합니다. 번역을 하다가 조금 한가해지면 항상 구직 활동을 하도록 합니다. 포트폴리오를 업데이트하여 프로필 사이트에 올리고, 블로그를 운영하는 경우 번역이나 영어와 관련된 글을 꾸준히 올리다 보면 더 많은 기회가 찾아오게 마련입니다.

오랫동안 거래하다가도 갑자기 거래가 끊기는 것이 이 바닥이기도 합니다. 저는 거의 10년 이상 거래하는 몇 군데 업체로 현재 먹고 살고 있지만, 이런 업체들이 언제 거래가 끊길지는 알 수 없습니다. 그럴 경우 새로운 업체에 연락하여 새로운 관계 구축에 나서야 합니다. 한 군데 업체에 너무 의존할 경우 그 업체와 관계가 소원해지면 큰 어려움에 봉착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너무 한 업체에 의존하지 않도록 배분하는 것도 중요한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너무 많은 업체와 동시에 관계를 맺을 수는 없습니다. 많은 업체 중에서 내게 궁합이 맞는 업체와 거래하게 될 것입니다. 개인적인 경험상 아무리 평판이 좋고 훌륭한 업체라도 나와 궁합이 맞지 않으면 거래가 줄게 되더군요. 적정 수의 고객과 거래를 하도록 하고, 거래 관계가 끊어질 징후가 보이면 즉시 새로운 업체를 찾도록 합니다.

참고: 연말연시나 중요한 명절이 있는 경우에 연하장이나 이메일을 통해 인사하는 것도 좋은 고객 관리 방법 중 하나입니다. 이때까지 거래했던 모든 업체에 보내면 오랫동안 거래가 없었던 업체에게서 연락이 올 수도 있습니다.

보너스 팁: 샘플 테스트 [2018년 1월 1일 추가]

위에서 잠시 샘플 테스트에 대해 언급을 했는데요. 조금 부가하자면, 샘플 테스트는 1~2장 내외가 적당합니다. 너무 많은 분량을 요구하면 하지 않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제대로 된 업체에서는 샘플 테스트에 대해서도 비용을 일부 지급합니다. 그리고 어떤 업체는 ’24시간 이내에 완료’ 등과 같이 시간에 제한을 두는 경우도 있습니다.

보통 샘플 지문은 매우 어려운 편입니다. 문맥을 알 수 없이는 번역할 수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저는 한 때 테스트 번역에 응하면 대부분 합격했고 글로벌 기업에서 실시한 테스트 번역에도 합격한 적이 있습니다. 그 때 연결된 번역업체들 중에서 궁합이 맞는 업체 몇 곳과 현재까지 거래를 해 오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샘플 테스트에 응할 기회가 거의 없었는데, 2년 전 미국의 한 대형 번역업체에서 진행한 테스트에 합격했지만 한 동안 거래 관계가 없다가 최근에 조금씩 거래를 시작하고 있습니다. “Wordfast를 구입했습니다” 참고)

샘플 번역을 완료한 후에 전체적으로 읽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읽어보면서 조금 이상한 표현(평소에 잘 사용하지 않는 표현이나 번역투)이 있다면 그 부분은 다시 검토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좋은 결과를 내기 위해서는…

  • 무생물이 주어인 구문은 번역문에서 사람이 주어가 되도록 바꾸는 것이 좋습니다. (예: This software requires successful installation of these groups. -> 이 소프트웨어는 이러한 그룹의 설치가 필요합니다. (X) “IT 분야에서 ‘Require’ 단어 번역” 참고)
  • 명사형의 나열도 좋지 않습니다. 동사 구문으로 바꾸는 것을 고려… (“문장을 깔끔하게 쓰는 9가지 팁” 참고)
  • You는 번역하지 않습니다. 기본적인 사항입니다. “귀하”, “당신”… 등은 평균 이하의 번역입니다. 굳이 표기해야 한다면 상황에 적절한 표현을 찾습니다. 예: “사용자” 혹은 “고객”
  • 읽어보고 이상한 표현이 있다면 오역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완전히 다른 각도로 생각해보면 의외로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 일관성을 유지합니다.
  • 반드시 맞춤법 검사를 실시합니다.
  • 좋은 표현을 찾기 위한 고민이 필요합니다. 문서를 대할 때 쉽게 생각하면 오역이 나올 가능성이 높습니다.

초기에는 어려운 내용의 문서라도 받아서 열심히 검색하고 고민하면서 번역을 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난이도가 높은 문서가 오면 잘 안 맡게 되네요. 몇 번 거절하다 보니 어려운 문서의 번역은 하기 싫어지는 것 같습니다. 실력이 좋더라도 자만하게 되고 자기 개발을 게을리 하면 그렇고 그런 번역가가 되는 것은 금방입니다. 지난 몇 달 동안 다른 분야에 집중하다 보니 번역을 조금 게을리했다는 생각이 드네요. 2018년에는 마음을 새롭게 하여 초심(初心)을 되찾기 위해 노력해야겠습니다.

마치며

도전은 그 자체로 아름다운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젊은이들만의 특권이 아닌가 생각해보기도 합니다. 물론 나이가 들어서도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지만, 나이가 들면 새로운 도전을 한다는 것은 상당한 용기가 필요합니다.

번역을 할 정도의 어학 실력을 갖추었다면 다른 분야에 도전해도 충분히 성공할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그래도 번역을 꼭 해야겠다고 생각하시는 경우 위의 글이 조금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추가

위의 글에 대해 ‘돈벌이’를 위해 작성했다고 비난하는 분이 계셔서 이에 대한 내용을 반영하여 수정했습니다. 이 글에는 어떤 사심이 들어가 있지 않습니다. 다만 번역을 시작하면서 호구가 되지 말라는 바램에서 이 글을 작성한 것입니다.

그리고 지극히 상식적인 수준의 내용을 담으려고 노력했습니다. 가령 예전에 국내업체랑 일할 때 번역하기 전에 내가 받게 될 정확한 번역료를 알지 못하고 일했고 나중에 실제로 받는 번역료가 내가 산정한 번역료와 차이가 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지금은 이런 관행이 매우 불합리하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당시에는 그런 인식을 가지지 못했습니다. 이런 관행이 여전한지는 모르겠습니다. 아마 일부를 제외하고는 합리적으로 일을 하지 않을까 생각되네요. 최근 관행에 대한 내용을 아래 댓글로 알려주시면 이 글에 반영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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