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0월 5일부터 12월 21일까지 매주 수요일 오전 10시 30분부터 2시간씩 총 12회(총 24시간)에 걸쳐 고전문학 번역 강좌가 진행되고 있네요.
이미 시작되었기 때문에 지금 소개하기에 조금 늦은 감이 있지만,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지금이라도 문의해보아도 될 것 같습니다. 혹은 2017년도에 진행되는 번역 강좌가 있는지 문의해도 괜찮을 것 같고요.
저는 번역에 입문하게 된 계기가 번역 강좌를 들으면서입니다. 당시 1주일에 한 번 강의에 한 달에 15만원, 석 달에 45만원 정도였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그리고 이후에 몇 개월 동안은 공짜로 강의에 참여했습니다.
당시에 여러 가지 소재의 문서를 번역하면서 강의를 진행했는데, 현대소설, 19세기의 난해한 소설, 심지어 만화까지 다루었습니다. 그 때의 경험이 이후 번역 과정에서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다음은 강의자인 김옥수님이 번역 카페에 남긴 강좌 소개입니다.
고전문학은 '백 년 이상 오랜 세월에 걸쳐 독자에게 흥미와 감동과 재미란 측면에서 검증된 책'입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고전 작품 역시 오랜 세월에 걸쳐 수많은 책과 경쟁해서 살아남았으니, 재미와 감동이 없으면 불가능하겠지요.
하지만 한국에서 고전은 '딱딱하고 어렵고 난해한 책'으로 인식되는 게 현실입니다. 이는 원작의 문제가 아니라 번역의 문제지요.
사실, 우리나라는 해방 이후 일서를 가지고 세계명작을 중역하다가 1980대 들어서 중역 몰아내기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읽기 힘든 번역이란 문제는 여전히 현존합니다. 원작 해석 문제와 한국어 어법 구사에 문제가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고전작품 대부분이 독자에게 힐링이 아니라 짜증과 스트레스만 주는 것 역시 현실입니다.
좋은 책은 독자에게 투자한 시간과 돈 이상으로 보답합니다. 힐링에 탁월한 효과가 있지요. 고전작품은 백 년 이상 세계적으로 검증되었다는 측면에서 원칙적으로 어떤 작품도 쫓아올 수 없는 효과를 발휘해야 합니다. 하지만 앞에서 언급했듯, 고전작품을 비롯해 번역작품이 독자에게 힐링과 감동이 아니라 짜증과 스트레스만 준다면, 독자는 책을 그만큼 멀리 할 수밖에 없겠지요.
엉터리 번역 출간으로 독자를 몰아내고, 출판계는 어려움에, 불황은 제일 먼저 찾아오고 호황은 제일 늦게 찾아오는 어려움에, 빠져드는 프레임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이렇게 하는 방법은 당연히 좋은 책을 제대로 번역해서 독자에게 소개하는 식이 되어야 하겠지요.
저는 30여 년 번역 밥을 먹고, 300여 권에 달하는 책을 번역 출간하면서 번역이 살아야 독자가 살고 출판계가 살고 번역가가 살고 한국 문화도 산다는 사실을 절감했습니다. 그래서 제대로 번역하는 풍토를 어떻게 하면 살릴 수 있을까 오랫동안 고민했습니다. 한겨레문화센터에서 번역 강의도 했습니다. 하지만 제일 좋은 방법은 작품으로 승부를 거는 거란 결론을 내리고 영문학에서 최고로 치는, 하지만 한국에서는 저평가된 찰스 디킨스 작품을 대상으로 선택했습니다. 첫째, 산업혁명 당시에 천민자본주의를 비판한 분위기가 지금 한국에서 벌어지는 천민자본주의에 그대로 연결되고, 둘째, 재미와 감동은 그 어떤 작품도 쫓아올 수 없으며, 셋째, 화려한 문장과 풍자가 저절로 미소를 자아내기 때문입니다. (물론, 화려한 문장과 풍자는 번역을 그만큼 어렵게 하지요. 그래서 지금까지 한국에서 번역 출간한 찰스 디킨스 작품은 찰스 디킨스를 저평가하도록 만든 초석으로 작용하기도 했답니다.) 그리고 비꽃 출판사를 만들어, 첫 작품으로 '위대한 유산'을 출간했답니다. 작품 자체로 위대한 유산이라는 평가를 받는 작품, 국제적으로 가장 훌륭한 책 100권 가운데 한 권으로 인정받는 책이지요.
그리고 이번에 '두 도시 이야기'를 두 번째 작품으로 출간했습니다. 프랑스 대혁명이라는 역사의 수레바퀴에서 다양한 인물이 살아간 모습을 그린 작품으로, 전 세계에서 성서 다음으로 많이 읽힌 책입니다. (찰스디킨스 작품 열 권을 연말까지 출간하고, 제대로 번역할 수 있는 분 다섯 분과 팀을 짜서 서양 고전 명작을 모두 새롭게 번역해서 출간해, 한국의 번역풍토는 물론, 고전 작품 가치를 그대로 살려서 가장 매력적인 작품으로 독자에게 제시하는 게 목표입니다.)
찰스 디킨스는 세계적인 대문호 레오 톨스토이가 “디킨스 소설에 나오는 인물은 모두 내 친구”라면서 디킨스를 19세기 최고의 문호라 평하고 디킨스 초상화를 서재에 걸어 놓을 정도로 존경했습니다. 도스또예프스끼는 “오랫동안 흠모하던 작가 찰스 디킨스를 만났다”며 자랑하고, 카를 마르크스는 “디킨스는 세상에서 핍박받는 민중을 위해 세계의 모든 정치인과 사회운동가 이상으로 많은 일을 했다”고 극찬한 인물입니다.
‘두 도시 이야기’에서 찰스 디킨스는 다양한 소설기법을 천재적으로 펼쳐나갔답니다. 런던에서 역마차를 타고 파리로 향하는 장면으로 시작해, 파리에서 역마차를 타고 런던으로 돌아가는 장면으로 끝나는데, 그 사이에서 펼치는 흥미진진한 이야기에 전 세계 독자는 성서 다음으로 많은 관심을 보이며 사랑했지요. ......
끝까지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한글의 역사와 특징과 영어의 역사와 특징을 비교해, 바람직한 번역방법론을 앞으로 여러분 앞에서 주기적으로 연재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번역에 관심있는 분들께 번역보다는 다른 길을 알아보라고 권해드리는 편입니다. 번역할 정도의 어학 실력을 가졌다면 다른 분야에서 능력을 발휘하는 것이 번역하는 것보다 훨씬 낫다고 생각됩니다. 번역 프리랜서는 시간이 Free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시간에 쫓기는 경우가 많고, 금전적인 면에서 오히려 Free할 수 있습니다. 번역에 관심 있는 분은 다음 글을 참고해보시기 바랍니다(카페에 가입해야 열람이 가능합니다).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