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적 박탈감이 커지는 사회, 비교 대신 자족이 필요한 이유

언제부터인가 '상대적 박탈감'이라는 표현이 자주 사용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조사해보니 우리나라에서 이 용어는 1990년대 중반부터 학술과 언론계에서 점차 등장하기 시작했고, 2000년대 이후 특히 경제, 복지, 청년 문제 논의가 활발해지면서 많이 사용되기 시작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 용어는 해외에서 1960년대 이후 영미권·유럽 사회과학에서 오래 사용된 개념이며, 지금도 불평등·사회운동·웰빙 연구에서 자주 쓰이는 학술 용어라고 합니다. 해외에서는 학술계에서 주로 사용되는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 학술에서 쓰이기도 하지만, 언론·청년·정신건강 담론을 통해 대중 언어로도 많이 쓰이는 특징이 있다고 합니다.

요즘 뉴스 기사 댓글이나 직장인 커뮤니티, SNS를 보다 보면 "상대적 박탈감을 느낀다"는 말을 쉽게 접할 수 있습니다. 특히 누군가의 연봉, 성과급, 부동산, 성공 이야기가 알려질 때마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현실과 비교하며 허탈함과 불만을 느낄 때 이 용어가 사용됩니다.

최근 삼성전자 노조의 상여급 요구와 관련된 기사에서도 비슷한 반응들이 나타났습니다. 누군가는 부러워하고, 누군가는 불공평하다고 말하며 상대적 박탈감을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감정의 시작은 결국 남과 자신을 비교하는 데 있습니다.

상대적 박탈감이 커지는 사회, 비교 대신 자족이 필요한 이유

상대적 박탈감은 비교에서 시작된다

상대적 박탈감은 절대적으로 가난하거나 부족해서 생기는 감정만은 아닙니다. 지금보다 훨씬 어려웠던 시대에도 사람들은 살아갔지만, 오늘날처럼 비교의 대상이 실시간으로 눈앞에 펼쳐지는 시대는 아니었습니다.

특히 인스타그램과 같은 SNS는 타인의 화려한 순간을 지속적으로 보여줍니다. 해외여행, 고급 아파트, 비싼 자동차, 고급 레스토랑에서의 식사, 성공적인 커리어를 보다 보면 자신의 삶이 초라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SNS가 자존감과 자신감을 떨어뜨린다는 말도 나오는 것입니다.

하지만 중요한 사실은 사람들은 SNS를 통해 자신의 가장 좋은 순간만 보여준다는 점입니다. 많은 경우 실제와 다른 허세이지만 사람들은 겉으로 보여지는 것을 믿는 경향이 있습니다. 남의 화려한 일부분과 자신의 현실 전체를 비교하기 시작하면 행복은 점점 멀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서구권에서는 사회 문제를 설명할 때 주로 '불평등(inequality)'이라는 표현을 많이 사용한다고 합니다. 이는 소득, 자산, 교육 기회, 사회 구조 등 객관적인 격차와 제도의 문제를 가리키는 경우가 많습니다. 즉, 사회 시스템 안에서 어떤 계층이 구조적으로 불리한 위치에 놓여 있는지를 분석하는 개념에 가깝습니다.

반면 우리나라에서 '불평등'과 함께 자주 사용되는 '상대적 박탈감'이라는 표현은 구조적 문제보다는 개인의 감정 상태에 더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경향이 있습니다. 같은 상황이라도 남과 비교하여 스스로 초라함이나 박탈감을 느끼는 심리적 상태를 의미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문제는 우리 사회에서 '상대적 박탈감'이라는 표현이 지나치게 빈번하게 사용되면서, 사회 현상을 객관적으로 보기보다 감정적 비교의 관점으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강해질 수 있다는 점입니다. 실제로 자신이 절대적으로 부족하지 않은 상황에서도, (나와 전혀 비교할 대상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남이 더 많은 성과를 얻거나 더 좋은 환경에 있는 모습을 보면 쉽게 박탈감을 느끼게 됩니다.

이는 타인의 성취를 축하하거나 존중하기보다 시기와 불만으로 바라보게 만들 수 있습니다.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라는 속담이 여전히 자주 언급되는 이유도 이러한 비교 중심 문화와 무관하지 않다고 생각됩니다.

성공하는 사람은 불평보다 노력을 선택한다

성공하는 사람들의 특징은 남을 부러워하며 불평하는 데 시간을 쓰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실패하는 사람들이나 루저들은 불평, 불만을 입에 달고 사는 경우가 많습니다. 남이 잘되는 모습을 보며 시기와 질투에 빠지기보다, "어떻게 저런 결과를 만들 수 있었을까"를 생각하며 자신을 발전시키는 방향으로 에너지를 사용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남의 성취나 성공을 시샘한다고 해서 내 삶이 나아지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그러한 감정은 스스로를 더욱 불행하게 만들 뿐입니다.

누군가 좋은 성과를 얻었다면, 인정할 것은 인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 사람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남들이 놀면서 즐기는 순간에도 많은 노력을 했을 수도 있고, 긴 시간 실패와 고통을 견뎌왔을 수도 있습니다.

물론 우리가 사는 세상 자체가 불공정한 부분이 있습니다. 태어나면서 부자로 태어난 사람도 있고, 운이 좋아 갑자기 큰 부자가 된 사람도 있습니다. 이런 것은 우리가 어떻게 할 수 없는 부분이기 때문에 이런 것을 가지고 불평, 불만감을 드러내는 것은 그다지 좋은 자세가 아니라 생각됩니다.

(그대로 옛날보다는 많이 평등한 세상에 살고 있습니다. 조선시대만 해도 신분제라는 결코 뛰어넘을 수 없는 벽이 존재했지만 지금은 노력만 하면 누구나 성공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중요한 것은 타인의 성공 속에서 배울 점이 없는지 돌아보는 것입니다. 나는 과연 내 자리에서 최선을 다했는지, 게으름과 불평 속에 시간을 보내고 있지는 않았는지 스스로를 돌아보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불평 불만보다는 교훈을 얻자

비교를 멈출 때 삶이 편안해진다

현대 사회는 끊임없는 경쟁과 비교를 부추깁니다. 연봉, 집값, 자동차, 직장, 학벌까지 모든 것이 경쟁과 비교의 대상이 됩니다. 하지만 비교에는 끝이 없습니다. 우리나라가 특히 심한 것 같습니다. 대화의 상당 부분이 집이나 주식 등 경제적인 것과 관련됩니다. 우리 사회가 심하게 병든지 오래이고 지금은 중증 상태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더 좋은 집을 가지면 더 비싼 집이 보이고, 더 높은 연봉을 받아도 더 많이 버는 사람이 눈에 들어옵니다. 비교를 기준으로 행복을 판단하기 시작하면 결코 만족할 수 없고, 결코 행복해질 수 없습니다.

반대로 현재 자신의 삶 속에서 감사할 부분을 발견하고,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려는 사람은 훨씬 안정된 마음으로 살아갈 수 있습니다. 자족하는 마음은 현실에 안주하자는 의미가 아니라, 불필요한 비교 속에서 자신을 소모하지 말자는 뜻에 가깝습니다.

내[사도 바울]가 궁핍하므로 말하는 것이 아니라 어떠한 형편에든지 내가 자족하기를 배웠노니 내가 비천에 처할 줄도 알고 풍부에 처할 줄도 알아 모든 일에 배부르며 배고픔과 풍부와 궁핍에도 일체의 비결을 배웠노라

빌립보서 4:11-12

부족해 보여도 최선을 다하는 삶이 가치가 있지 않을까?

세상의 기준으로 보면 부족한 형편에 처해 있을지라도, 자신의 자리에서 묵묵히 책임을 다하고 하루하루 성실하게 살아가는 삶은 결코 초라하지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남보다 얼마나 더 가졌는지가 아니라, 자신의 삶을 얼마나 진실하게 살아가고 있는가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남의 성공이나 성취를 보며 부러워하기 보다 배울 점이 있으면 배우면서 자신만의 길을 걸어가는 자세가 중요합니다. 상대적 박탈감은 비교에서 시작되지만, 만족과 평안은 자족(自足)하는 마음가짐에서 시작됩니다.

쉽게 선동 당하는 대한민국

우리나라 국민의 특징은 쉽게 선동을 당한다는 데 있습니다. 이는 정치계와 언론이 여론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합니다.

별 것도 아닌 문제를 언론에서 터트리면 많은 국민이 극렬한 반응을 하다가 시간이 지나면 잊어버리게 됩니다. 이 와중에서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지는 경우도 흔합니다. 또한, 이성적으로 생각해 보면 아무 것도 아닌 것이 침소봉대되어 과민 반응을 한 경우도 많습니다.

그래서 TV나 뉴스를 보지 않는 것도 선동에 휘둘리지 않는 방법 중 하나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저는 TV를 안 본지 꽤 오래 되었습니다. 이제는 TV 외에도 다양한 방법으로 세상 소식을 접할 수 있어 TV가 없어도 생활하는 데 불편함을 느끼지 않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남과 비교가 되어 자신이 초라하다면 SNS를 끊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SNS는 인생 낭비라는 말이 오래 전부터 있어왔습니다. 언론도 문제가 많습니다. '상대적 박탈감'이라는 키워드로 검색해보면 삼선전자 노조와 관련하여 지난 며칠 사이에 엄청 많은 기사가 생산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런 기사를 읽다 보면 나도 모르게 상대적 박탈감에 빠질 수도 있을 것입니다.

참고

댓글 남기기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