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 Nowhere – No where? Now here? (번역 오류에 대하여)

검토(검수) 작업을 맡는 경우가 있습니다. 검토 작업은 번역의 품질에 따라 쉬울 수도 있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번역 작업보다 더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다행히 근래에 맡은 번역의 품질은 대부분 평균 혹은 그 이상의 품질이어서 지속적으로 검토 작업도 맡고 있습니다.

얼마 전에 검토를 하다가 첫 문장부터 오류가 발견된 적이 있습니다. 이럴 경우 번역 품질에 문제가 있을 확률이 높습니다. 번역이 전반적으로 문제가 있지만 다행히 우려할 수준은 아니었습니다. 그 첫 문장이 바로 Nowhere…로 시작하는 문장이었습니다. 다음과 비슷한 구조를 가진 문장인데요.

Nowhere are people more important than in organizations which rely on technology to accomplish their missions

위의 문장을 보면 매우 평이합니다. 하지만 순간적으로 착각을 했는지 Nowhere를 “Now here”로 해석을 했습니다. 사실 사전을 찾아보면 쉽게 “Nowhere”가 부정을 뜻을 가진 Not anywhere의 뜻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문장 구조도 Nowhere ~ than~이므로 Nowhere는 부정의 뜻을 가져야 합니다.

영어 문법 시간에 배웠던 “부정 주어 + 비교급 + than”은 “최상급”의 의미를 가지는 문장 구조를 하고 있습니다.

왜 이런 평범한 실수를 한 것일까요? 아마도 시간에 쫓겨서 순간적으로 착각하지 않았을까 짐작되지만, 간혹 번역을 할 때 지레짐작을 하여 번역하는 번역가들이 있습니다. 의심되면 사전을 찾아보고, 그래도 안 되면 인터넷에서 검색을 해야 하는데, 귀찮아서 혹은 이 정도야하는 생각으로 대강 번역하는 분들도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 습관이 들게 되면 결국 좋은 품질을 기대할 수가 없겠죠?

번역은 경력이 오래되더라도 의심되거나 잘 모르는 부분이 있으면 반드시 사전을 참조하고, 그래도 의문이 풀리지 않으면 인터넷 등을 통해 검색해야 오류를 최소화할 수 있는 쉽지 않은 작업입니다. 우리나라 글도 마찬가지겠지만 글 쓰는 사람이 문법에 맞게, 혹은 의미에 맞게 글을 작성할 것이라고 보장할 수 없습니다. 문법이 엉망일 수 있고 말도 되지 않는 문장으로 글을 작성하는 원어민도 많습니다. 그러면 번역가는 그런 부분까지 감안하여 번역 그 이상의 것을 처리해야 하는 경우도 경험하게 됩니다. 문법적인 오류나 의미상의 오류를 잡아내려면 글에 집중을 해야 하지만, 집중력이 온종일 지속될 수는 없습니다. 그로 인해 간혹 쉬운 데서 오류가 발생하기도 합니다.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하는 것이 번역가의 숙명 같습니다.

번역 실수

세세한 부분에 대한 집중력도 번역가에게 요구됩니다. 오래 전 일인데, 어떤 분이 제품 이름에서 “Puls”를 “Plus”로 잘못 보고 브로셔를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가가 실수를 하면 검토하는 단계에서 실수를 잡아야 하지만 설마 제품명에서 오류가 발생했을까 생각해서인지 실수를 잡아내지 못했습니다. 큰 하자가 있는 번역이 된 것이죠. 브로셔 본문의 내용이 아무리 잘 번역되었어도 제품 이름에 오타가 있으니 말입니다. 번역된 문서를 의뢰인에게 전달했는데, 의뢰인도 오타를 확인하지 못하고 인쇄를 한 것입니다. 그 후에 어떤 일이 일어났을지는 아마 짐작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런 경우는 매우 드물지만 사소한 번역 실수로 인해 고객사에 금전적인 손실까지 야기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쉽지 않는 번역 작업을 너무나 쉽게 생각하고 비용을 어떻게 해서든지 낮추려고 하는 의뢰인이 우리나라에 많습니다. 번역 수요에 비해 번역가가 많은 탓인지 우리나라 내에서 번역 단가는 매우 박한 실정입니다. (그래서 저는 현재 국내 업체와는 전혀 거래를 하지 않고 있습니다.) 안타까운 현실이죠. 번역이 기업의 경쟁력 재고에 이득이 된다는 마인드를 기업인들이 가진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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