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과 AI의 번역 대결... 그 결과는?

인간 vs. AI 번역 대결
서울 군자동 세종대에서 21일 열린 ‘인간 대 인공지능의 번역 대결’에서 행사 관계자들이 구글, 네이버, 시스트란의 인공지능(AI) 번역기에 지문을 입력하고 있다(사진: 한국경제).

국내에서 처음 열린 인간과 인공지능(AI) 간 번역 대결.. 누가 이겼을까요?

인간의 완승으로 싱겁게 끝났다고 합니다.

국제통역번역협회(IITA)는 어제(2월 21일) 세종대에서 구글, 네이버, 시스트란 등 국내외 정보기술(IT) 기업이 최근 내놓은 신경망 번역 솔루션과 전문 통·번역사가 대결을 펼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습니다.

영어지문을 한글로 번역한 대결에선 문학, 비문학 모두 인간번역가들이 기계번역을 압도했습니다. 구글번역, 네이버 파파고, 시스트란으로 번역한 결과는 어법에 맞지 않거나 이해하기 힘든 문장들이 섞여 있었다고 하네요.

대회 시작 전부터 고유 문체나 묘사가 중시되는 문학지문에서 만큼은 인간이 이길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지만 비문학 영역에서도 인간이 기계를 압도한 것으로 나왔습니다.

관련 기사: 싱겁게 끝난 번역대결…인간, AI에 완승

최근 구글 번역의 성능이 많이 향상되어 조만간 번역가라는 직업이 사라질 것이라든가, 심지어 어떤 분은 영어 공부를 이제 할 필요가 없다는 말까지 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하지만 아직은 전문적으로 적용하기에는 한계가 있어 보입니다. 그리고 아무리 기계 번역이 발전하더라도 어학 공부를 전혀 할 필요가 없다는 것도 지나친 기대 같습니다.

기계 번역이 많이 발전했지만 구글 번역기를 테스트해보면 중요한 부분에서 오역도 많고 심지어 어떤 부분은 통째로 빼 먹는 등 아직은 갈 길이 멀어 보입니다. (아무리 속도가 빨라도 오역이 있다면 문제가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가령 생명을 다루는 의료기기 번역에서 오역은 환자 생명과 직결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구글 번역을 위시한 번역기의 발전은 번역계의 지각 변동을 가지올 것 같습니다. 이 블로그의 다른 글에서 밝혔듯이 점차 번역은 기계가 하고 검토를 번역가가 하는 방향으로 흘러갈 것 같습니다.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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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개 댓글

  1. 애초에 이 테스트에 대해서 논란이 많더라고요

    시간이 50분 주어졌는데, 구글 번역은 1초만에 번역완료 했고, 전문 번역가들은 50분 꽉꽉 채워서 번역했더군요

    정확도도 중요하지만 번역에 걸리는 시간도 매우 중요합니다. 특히나 외국에 나가서 비상시에 쓸 수 있는 통역앱의 경우 번역하는데 하루종일 걸린다면 아무 쓸모가 없겠죠.

    구글 번역의 경우 정확도가 나날이 향상되고 있습니다. AI가 무서운게 바로 이런 것이죠. 계속해서 학습이 가능하다는 것. 제가 보기에 현재 구글 번역 AI의 수준은 초등학교 고학년 수준이 아닐까 합니다. 이게 계속 발전해서 대학원생~ 교수 수준까지 올라가버리면 아무리 통번역 대학원을 나온 바이링구얼이라고 할지라도 게임 끝이죠.

    1. 이 분야가 크게 두 분야가 있습니다. 번역과 통역이 있습니다.
      번역은 문서 등을 받아서 번역하는 작업입니다.

      통역의 경우 수행 통역, 순차 통역, 동시 통역 등 여러 분야가 있습니다.
      수행 통역은 말 그대로 수행하면서 통역해주는 것으로 여행 가이드가 여기에 해당될 수 있습니다. 순차 통역은 비즈니스 회의 같은 데서 이용하는 것이고, 동시 통역은 보통 2명이 한 조가 되어 하는데, 말 그대로 동시에 통역을 하는 것입니다.

      전문 번역만 두고 봤을 때, 빨리 번역하는 것이 (빨리 번역하면 좋겠지만) 생각보다 메리트가 없을 수 있습니다. 빨리 번역했는데 품질이 엉망이면 번역을 안 하는 것만 못하게 될 수 있습니다. (간혹 빨리 번역하기 위해 책을 여러 명이 찢어서 번역하다가 문제가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만, 보통은 그렇게 화급을 다투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정확도에 역점을 두는 것이 번역에서 중요합니다. 가령, 번역에서 가장 까다로운 번역 중 하나가 마케팅 관련 번역입니다. 이런 경우 번역 + 윤문이 보태져서 소비자에게 호소력을 가지는 표현으로 번역이 되어야 합니다.

      이런 것을 구글 번역으로 번역하게 되면 https://www.thewordcracker.com/scribblings/worst-food-names/ 글에 나오는 것처럼 황당한 일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통역/번역기가 나와서 동시에 전달이 가능해도, 한 단계를 거치게 되므로 원어가 지닌 특유의 느낌은 사라지고 무미건조하게 되어서 감정을 제대로 전달받거나 전달하는 것이 어렵게 될 것입니다. (또 한 단계를 거치기 때문에 그것을 이해하는 데 딜레이가 발생하게 되므로 즉각적으로 상대의 말에 반응하는 것이 어렵게 될 것입니다.) 영어를 조금 할 줄 알면 안 되는 영어를 구사하면서 바디 랭귀지로 의사소통하는 것이 더 효율적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물론 전혀 언어를 모르면 첨단 기술의 힘을 빌리는 것이 좋겠죠.

      위에 언급되어 있듯이 번역이 정확성이 중요하기 때문에, 구글 번역과 같은 기계번역기로 rough하게 번역한 후에 인간이 정교하게 다듬는 방향으로 점차 나아갈 것 같습니다. (참고로 엉성한 번역을 교정하는 작업은 새로 번역하는 것보다 더 힘든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 경우 재번역이 오히려 시간과 비용을 더 아낄 수 있습니다.ㅎㅎ)

      1. ㅋㅋ 재밌는게 많네요. 예전에 번역기 참사.jpg 해서 저런 내용을 봤던게 기억이 납니다. 물론 번역기가 부족한 것도 많고 여전히 황당한 문장을 내놓는 것은 사실이죠. 특히나 비지니스 면에서는 사람의 손길이 아직도 필요할 것 입니다.

        저도 파트별로 번역에 참가해본적이 있는데, 번역가들마다 편차가 너무 커서 그냥 제가 혼자 다 하는게 낫겠다 싶었던 적도 있어서 이건 정말 심각하게 공감합니다. ㅎㅎ

        애초에 구글 신경망 번역 자체가 무서운 것이, 자체 언어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죠. 만약 3개의 언어를 할 줄아는 사람이라면 A언어를 보고 모국어로 머리속에서 변환한 뒤 다시 B언어로 전환하는 과정을 거치게 되는데, 이것 덕분에 구글의 AI 번역이 뛰어나다 라는 것을 주장하고 있더군요. 그리고 상대적으로 단어만 대체하는 수준의 기계 번역보다 구글 번역은 한국어 어순도 잘 파악하고 있어서 저는 써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번역의 끝판왕은 일상생활 대화나 욕설이라고 하던데, 구글은 아직 이 정도 까지는 아니지만 기술문서의 경우 꽤 잘 번역을 해주더군요. (뉴스 기사 같은 것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5&oid=020&aid=0003044442

        여기 반박기사가 있던데, 이 테스트가 논란이 된 중요 원인중 하나는 사람 vs 기계 대결 시켜놓고는 번역 시간에는 가산점을 하나도 주지 않았다는 것 입니다.

        즉, 구글이 아무리 빨리 처리했던지간에 50분 내내 번역한 사람과 비교했을때 전혀 우위가 없었다는 것이죠. 이 때문에 공정성 논란이 일고 있고요.

        이런 편파적인 대회가 왜 생기고 논란이 되는지 부터 생각해보면 밥그릇 싸움 문제라고 생각 합니다. 기사에 있는 댓글 처럼, '예전에는 사람이 자동차 보다 빨리 달릴수 있었을지는 몰라도 지금은 사람이 자동차 보다 빨리 달린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 것과 비슷하게 되지 않을까' 라는 내용에 공감이 갔습니다.

      2. 실제로 구글 번역기를 테스트해보면 전문번역으로는 사용할 수 없는 수준이지만, 단어의 의미 등을 확인하는 데에는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구글 번역기가 재미있는 것이 복잡한 문장을 넣으면 일부는 누락시키고 번역하는 것이 종종 목격됩니다. (종종 중요한 부분에 오역이 나오고요. 이런 부분은 전문 번역에 있게 되면 클레임이 걸리게 되고 번역료도 받지 못하고 거래까지 끊기는 심각한 문제입니다.ㅎㅎ)

        기계번역의 발전 때문에 번역 시장은 위축될 것으로 보입니다.
        내용만 파악하기를 원하는 경우 굳이 비싼 비용을 들일 필요 없이 구글 번역기를 돌려서 내용 파악을 해보고, 꼭 필요하다면 전문 번역을 맡기는 고객이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러면 기존보다 번역 물량면에서 줄 수도 있고요.)

        그리고 기계가 번역을 하고 인간이 교정을 하게 되면, 결국 번역가의 입장에서는 번역료가 반토막 나는 결과가 나올 것입니다. 모든 분야가 그렇지는 않고 아마 IT 등 기술 분야를 위주로 이런 경향이 증가하지 않을까 예상되네요.

        그러면 번역가 중 상당수는 다른 일을 찾아 나서거나 기계 번역한 문서를 교정하는 일을 맡게 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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