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문의 번역가 피습 사건 - 황당한 동기

며칠 전에 종교를 전문으로 번역하는 한 40대 번역가가 대낮에 강남의 사무실에서 의문의 사나이로부터 소형 망치로 피습을 당한 사건이 기사화되어 나왔습니다. 피해자 유 모씨가 번역 카페에서 활동하는 어떤 분의 프로필과 유사하여 많이 놀랬습니다. (제발 그 분이 아니기를...) 범인은 이틀 전에 검거되었습니다.

처음 이 사건이 발생했을 때 종교와 관련되지 않았을까 하는 추측을 했지만 오늘 기사에 보니까 "번역을 맡겼더니 무시해서" 청부 폭행을 시켰다고 나왔네요.

기사 내용에 "여자 친구의 숙제를 돕기 위해 두 쪽 분량의 번역을 의뢰했는데, 이 과정에서 무시를 당한 것 같아 윤 씨에게 폭행을 사주했다는 겁니다."라고 되어 있네요.

번역료 8만 원을 떼먹을 것도 아닌데…. (전화번호를 확인하려고 이메일을 보내) 마치 떼먹고 도망갈 사람처럼 취급당하는 것 같아서 자존심이 상하고 기분 나빴다.]

사실 저 번역가 분은 마음씨가 참 좋은 것 같습니다. 저 같으면 소액의 경우 무조건 선금을 받고 작업을 진행합니다. 얼마 되지 않는 돈을 가지고 독촉한다는 것이 독촉하는 사람이나 독촉 당하는 사람이나 모두 기분이 별로 안 좋거든요. 그리고 개인은 떼어먹을 확률이 기업보다 높은 편입니다. 특히 우리나라는 일을 시키고 돈을 잘 안 주는 이상한 습관(?)을 가진 사람이 제법 있습니다.

번역계에 발을 들여놓으면서 느낀 것이 우리나라에 특히 돈을 안 주려는 회사나 개인이 많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아예 국내에서는 일을 받지 않고 해외에서만 일을 받고 있습니다. 해외에서도 번역료를 떼어 먹는 일이 없다고는 할 수 없지만, 거의 없다고 보아도 됩니다. 심지어 중국업체도 우리나라보다 더 확실하게 결제해줍니다.

기사 내용에 나온 '범행 동기'가 사실이라고 한다면 정말 안타깝네요. 사소한 것에 목숨을 걸 필요가 없는 데 말입니다.


추가: 위의 내용은 피의자의 일방적인 주장이 담긴 기사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하지만 실제 동기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고 수사 중이라고 합니다(아래 댓글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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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 댓글

    1. 댓글 감사합니다.

      그럼 번역료를 주지 않다가 최근 신문에 보도되어 문제가 되자 번역료를 지급했던 그 출판사와 관련이 있을까요?

      처음에 저도 범인의 진술이 황당하여 믿기지 않았지만, 요즘 하도 말도 안 되는 이유로 발생하는 사건 사고가 많아서요...

      1. 그 출판사와는 관계가 없습니다. 범인은 애당초 번역을 맡길 이유가 없었다는 것이 가장 큰 미스터리입니다. 여자친구를 도와준다고 했는데 여자친구가 없는 것으로 드러났고, 원문과 번역본을 소장하고 싶어 의뢰했다고는 하지만 글의 내용이 뭔지도 기억하지 못하고 있으니까요. 저를 찾아온 건 사전에 누군가가 정보를 일러줬을 공산이 큽니다. 경찰도 제3자가 있으리라는 추정하에 수사를 진행하고 있고요. 오히려 망치로 내리친 사람은 자신의 죄를 눈물로 인정하며 사죄하더군요.

      2. 예상치 못한 사건으로 많이 놀래고 힘든 시간을 보내고 계실 것 같네요.
        부디 큰 부상이 아니었기를 바라고 빨리 회복하시길 기원하겠습니다.

  1. 참고로 경험상 우리나라 IT 기업들은 전반적으로 결제에 대해 깔끔한 편이지만, 간혹 애를 먹이는 기업이 있습니다. 번역 에이전시의 경우에는 일부 악덕업자가 있으니 주의가 요구될 수 있습니다. 요즘은 어떤지 모르겠네요. 예전에는 그런 경우가 가끔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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