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알파고 쇼크 1년.. KAIST선 'AI 전공' 몰리고, 통역사 인기 하락

올해 이화여대·중앙대·선문대 등 각 대학의 통번역 대학원 지원자는 작년보다 10%가량씩 줄었다는 소식이 기사로 나왔네요.

사실 번역, 통역은 이전부터 인기가 하락하고 있는 추세이기 때문에 꼭 AI(인공지능) 때문이라고 단정하기에는 무리가 있을 것 같습니다. AI 때문에 그 추세가 더 가속화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외국어를 잘 한다면, 외국어를 활용하여 보다 생산적인 활동에 종사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엊그제 무역하시는 분을 만났는데, 그 분은 정말 실전을 통해 영어를 익힌 분이더군요. 젊었을 때 무역 관련 회사에서 일하다가 작년에 독립하여 조그마한 업체를 운영하고 계신 분인데 동남아시아, 러시아 등의 바이어로부터 주문을 받아서 납품하는 중개상 일을 한다고 합니다. 그 분은 일 때문에 항상 돌아다닌다고 하면서 한 군데에 자리잡고 일하는 번역 일이 좋은 것 같다고 했지만(어쩌면 그냥 립서비스일지도...), 저는 오히려 외국어를 활용하여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면서 일을 하는 그런 삶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가끔 번역 지망생으로부터 문의 메일을 받기도 합니다. 개인적인 생각은 번역 일보다는 언어를 활용할 수 있는 다른 일을 알아보는 것이 좋을 수 있지만 의지가 확고하고 잠시 동안의 어려움을 견딜 수 있다면 도전해보는 것도 나름대로 의미가 있을 것 같습니다. 실제로 번역을 업으로 한다면 한동안 곤란을 겪을 수 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어느 정도 인정도 받고 괜찮은 고객과 좋은 관계를 형성하기 전까지는 생활이 불안정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번역시장 자체가 이미 포화상태(수요보다 공급이 많은 상태)이고 단가도 하락 추세에 있고, 더구나 AI 발전으로 인해 조만간 수입이 반토막까지 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번역은 분명 없어서는 안 되는 산업이지만 번역가들이 번역으로 생활을 할 수 없다면 인력 이탈은 어쩔 수 없는 현상이 될 것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아주 절망적인 것은 아닙니다. 뜻과 의지를 가지고 열심히 노력한다면 번역가로서 성공을 거둘 수 있을 것입니다. 비록 번역시장 자체가 줄어들고 있고 AI로 인해 점점 타격을 받겠지만, 자신만의 강점을 살려서 특정 분야를 공략한다면 분명 좋은 성과가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물론 성과를 거두기까지 어느 정도의 고생은 각오해야 할 것입니다.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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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 댓글

  1. 별볼일 없는 제 친가는 조선시대 역관을 했었더라구요. 요즘시대로 말하면 통역관.

    그런데 나라에서 월급이 제대로 나오지 않으니 중국어, 러시아어를 조금 할줄 아는걸로 중국, 러시아등을 돌아다니며 장사를 해서 밥을먹고 산거죠. 제 아버지는 4살때 벌써 천자문을 떼고 사서를 공부하셨다고 합니다. 그런데 어려서 너무 혹독하게 공부를 하셔야 했던게 평생 한이 되셨는지, 절대 아이들 어려서 공부시키지 말라는 (조기교육하지 말라는) 유언까지 남기셨습니다.

    캐나다 사시는 제 이모님은 캐나다에서 가장 처음 정부 공식 통역관으로 일하셨기도 하고 (영어, 불어), 저도 대학교 다니면서 알바로 법정통역관을 하기도 했는데 (사실 이런 이유로 변호사가 되었기도 합니다.) 앞으로는 통역관이라는 직업 자체가 없어질듯 보여서 많이 아쉽긴 합니다.

    하지만 앞으로도 여러나라 말을 할 수 있는 능력은 어느정도 까지 계속 요긴하게 사용될 수 있는 기술이라고 생각합니다.

    제 캐나다 사촌들은 3-4개 국어를 유창하게 하는데 (한국어, 영어, 프랑스어, 독일어 를 native 수준으로 합니다), 단지 그 이유 하나 때문에 Deloitte & Touche 라는 국제 회계법인에서 엄청나게 높은 연봉을 받으며 일을 하고 있기도 합니다.

  2. 저도 예전에 부모님께서 제가 언어에 소질이 있다는 것을 발견하시고는 통번역 대학원 진학을 종용하셨는데, AI를 예로 들며 거절했던 기억이 납니다.

    마찬가지로 교원 자격 취득도 말씀하셨는데, 나중에 되면 교사라는 직업도 의미 없어진다 라고 말씀 드렸죠. 이건 좀더 두고봐야 할 것 같습니다. ㅋㅋ

    1. 저는 어학에는 소질이 별로 없는 편입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번역을 업으로 삼고 있네요..)
      무식하게 노력하는 편이죠... 무작정 읽고 쓰고 외우고...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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