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렁각시 - 누군가 1마일을 함께 가달라고 부탁하면

1마일

누군가 1마일을 함께 가달라고 부탁하면
2마일을 같이 가주라고 했다.
1마일을 같이 가자고 부탁하면서도
혹시나 하고 가슴 졸이던 사람에게
선뜻 2마일을 가주겠다고 말해보라.
상대방이 느끼는 고마움이란 상상을 초월한다

...

- 조기홍의 <우렁각시> 중에서

요즘 세상이 너무 각박해졌다고들 합니다.

저는 어려서 시골에서 자랐습니다. 저희 집은 동네에서도 가난한 축에 속했습니다. 당시에 간혹 외지에서 보따리 장수들이 오곤 했습니다. 그분들은 장사를 하다가 날이 저물면 여인숙이나 그런 곳에 머무르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하지만 시골이나 산골에서 날이 저물면 어쩔 수 없이 마을에서 유숙해야 하지만, 그 분들은 동네에서도 누추한 저희 집에 와서 유숙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습니다. 주위에 부자집에는 문을 두드리지 않았던 것이죠. 그 분들도 경험상 부자들은 각박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나 봅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당시나 지금이나 사람들이 물질적으로 부유해지면 마음은 더욱 각박해지지 않나 생각됩니다. 우리나라가 예전에 비해 확실히 잘 살게 되었지만 행복지수는 세계 118위라는 오명을 쓰고 있습니다. 오히려 가장 못 사는 나라 중 하나인 방글라데시와 같은 나라 국민들의 행복지수가 높은 것을 보면 행복은 물질과 반비례하지 않나 생각됩니다.

누군가 1마일을 동행해달라고 부탁할 때 2마일을 함께 가 줄 수 있는 마음을 가졌다면... 그런 태도로 세상을 살아가다 보면 신기하게도 더 여유를 가지는 삶이 될지 않을까요? 아무리 많이 가져도 주위를 돌아다볼 여유도 없이 앞만 향해 나아간다면 그 끝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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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개 댓글

  1. Korbuddy 님 사이트 가려다 자꾸 워드크랙커님의 (좋은) 글을 읽게 됩니다. ㅎㅎㅎ (Disqus 의 순기능? ㅎㅎㅎ)

    제가 알고 있기로 행복지수는 "정보" 와 많은 상관이 있는걸로 알고 있습니다. Man is by nature a social animal - 그 유명한 Aristotle 이 한 말이죠. 사실 이게 생존을 위한 본능이기도 한데, 그런 부분까지 언급하려면 댓글이 너무 길어지니 패스 하고.

    제가 하려는 말은, 가난한 사람들은 정보가 단절되어, 더 좋은 상황을 쉽게 대하지 못하니 (매일 같이 TV 나 인터넷으로 다른 나라사람들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 볼수가 없죠.) 그래서 행복지수가 높은걸로 알고 있습니다.

    인도나 방글라데시에서 저녁이면 배에 큰 돌덩이를 올려 놓고 잠을 청한답니다. 먹을 음식이 충분치 않아 허기 때문에 잠을 잘수가 없으니 이렇게 하는 것 입니다. 좁고 더러운 공간에서 허기도 제대로 체울 수 없는 삶이 행복할리 없지만, (의식주 모두 inadequate 한 상황이죠) 옆집을 봐도 똑같은 상황인데, 불행할것도 없는거죠.

    그리고 "물질적으로 부유해지면 마음은 더욱 각박해지지 않나" 라고 생각하시는거는, 미국은 로스쿨 입학하기 위해 LSAT 이란 시험이 존재합니다. 이 LSAT 시험에 논리 문제로 나오기 딱좋은 주제인데, 정답을 말씀드리자면,

    "부유해지니 각박해지는게 아니라, 각박하니 부자가 되는 것 입니다."

    물론 예외도 있습니다.

    IE 때문에 마소에 대한 증오심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지만 저는 빌게이츠를 개인적으로 존경합니다. 그는 각박해서 부자가 된게 아니라, 사업적 마인드가 천재적이어서 부자가 되었죠.

    1. "제가 알고 있기로 행복지수는 "정보" 와 많은 상관이 있는걸로 알고 있습니다. " => 어느 정도는 상대적 빈곤... 이런 것과 관련이 있지 않을까 생각되네요. 다 같이 못 살면 못 사는 것이 별로 신경이 안 쓰이지만, 내가 어느 정도 잘 살고 있지만 옆집이 더 잘 살면 비교가 되는 것같이 말이죠.

  2. disqus에는 트랙백 기능이 따로 없나요?ㅠ 사실 워드크레커님 몰래 트랙백을 하나 날렸지 말입니다! ㅋㅋ (요즘 태양의 후예때문에 군대말투가 난리네요 ㅎㅎ)

    1. ㅎㅎㅎ disqus에서도 트랙백 기능이 되는 것 같습니다(http://mashable.com/2008/06/17/disqus-trackbacks/#fOrtH8Wl.Pqu).
      하지만 이 사이트에서는 트랙백/핑백을 모두 비활성화시켜놓았습니다.

      요즘 "태양의 후예"가 인기인가 보네요. 저는 TV를 없앤지 몇 년 되었습니다. TV가 없으면 심심해서 어떻게 사냐고 주위에서 그러는데요. 하지만 익숙해지니 TV가 있을 때나 없을 때나 별반 다른 게 없는 것 같습니다. 오히려 저녁 시간을 알차게 활용할 수 있어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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