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를 진 사람이 더 보호를 받는 사회

법이 먼저일까? 아니면 죄가 먼저일까?

법이 없다면 죄를 죄로 인식하지 못하게 됩니다. 법 이전에 죄가 존재하지만 죄를 죄로 여기지 않으므로 법이 필요한 것입니다.

간통죄가 폐지된 지 2년이 되었습니다. 오늘 간통을 저지른 당사자에게 불륜 사실을 알렸다가 오히려 벌금형을 받는 사례에 대한 기사가 실렸네요.

예전 같으면 불륜을 저지른 당사자를 찾아가서 망신을 주는 일이 있었지만 이제 그런 행위는 명예훼손 혐의로 처벌을 받게 된다고 합니다. 이제는 불륜 사실을 주위 사람들에게 알렸다는 이유로 오히려 불륜으로 고통받는 사람이 오히려 명예훼손죄로 처벌받게 되는 사회가 되었습니다.

간통죄가 사문화되어 폐지한 것에 대해서는 아직도 찬반이 있는 듯 합니다. 일각에서는 다시 부활해야 하지 않느냐하는 의견도 있고요.

불륜은 옛날부터 있었지만 요즘처럼 대놓고 큰소리 치는 사회는 분명 아니었습니다. 문제의 심각성이 여기에 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홍상수 감독과 배우 김민희가 불륜설에 휩싸이고도 당당하게 공개석상에 얼굴을 내미는 것을 보면 우리사회가 확실히 많이 변한 것 같습니다.

저는 몇 년 전에 집에서 TV를 없앴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드라마 때문이었습니다. 드라마를 보면 불륜에 3각 관계는 기본으로 등장하기 때문에 그런 것을 보다 보면 '아 저렇게 해도 되는가 보다', '다른 사람도 다 저렇게 사는데 뭐' 이런 생각이 은연 중에 우리 마음 속에 자리잡게 될 것입니다.

물론 드라마가 사회상을 반영하고 있지만, 잘못된 행위들이 드라마를 통해 확대 생산되어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요즘 때 이른 대선 때문에 사회가 들썩이고 있는데요, 특정 언론에서는 동성애자도 배려하지 않는 대선 후보를 성토하는 기사도 나오고 있습니다. 최근 오마이뉴스에서는 대선후보들의 사진을 무지개색으로 색칠하고 "We are here, we vote too" 문구로 동성애자들도 투표권이 있다는 것을 암시한 만평이 실렸습니다.

무지개 깃발이 동성애자를 상징하게 된 이유는 무지개의 다양한 색깔이 LGBT(게이, 레즈비언, 양성애자, 트랜스젠더)로 불리는 성수사자들의 다양성을 나타내기 때문이라고 하네요.

물론 다양성도 중요하고, 포용도 중요하지만 포용할 것이 있고 포용해서는 안 될 것이 있다는 점은 생각해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간통(불륜)이 비록 형법으로는 '죄'가 되지 않지만, 나중에 오히려 더 큰 대가를 치를 수 있다는 것을 주지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비롯 잘못된 것인 줄은 양심으로 알고 있지만 당장에 큰 불이익이 따르지 않으면 죄에 대해 담대해지게 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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