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한 사마리아인

선한 사마리아인의 법 – 취지와 현실

최근 심장마비가 온 택시기사를 그대로 두고 현장을 떠난 두 명의 승객이 국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습니다. 최소한 119에 신고는 했어야 하는 데 말입니다.

이 사람들은 정말 독특한 사고 방식을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택시기사가 의식을 잃고 사고를 내서 택시가 멈추었는데 승객들이 키를 빼서 뒤 트렁크를 열고 골프채를 꺼내간 것은 정말로 제 머리로는 이해할 수 없네요.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도 이 승객들의 행동을 이해하지 못할 것 같습니다.

이 사건을 보면서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됩니다. 이번 사건에 대해 도의적인 책임은 있지만 법적인 책임이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인 것 같습니다.

위의 YouTube 동영상에서 변호사는 무죄가 되는 한이 있더라도 검사가 최소한 기소를 하여 법의 판단을 받아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하고 있네요. (저도 검찰이 그 두 승객을 기소하여 정의가 살아있다는 것을 보여줬으면 좋겠습니다.) (참고: 원래 동영상이 삭제되어 다른 동영상으로 대체했습니다)

위급함에 빠진 생명을 보고 아무런 구호 조치를 취하지 않고 떠난 것에 대해 ‘선한 사마리아인의 법(착한 사마리아인 법)’을 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 같습니다.

과연 신고 의무를 법으로 강제하게 된다고 해서 모든 게 해결될까요? 저는 그 보다는 가정과 학교, 그리고 사회에서 교육을 통해 사회를 바꾸어 가는 것이 더 바람직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심정지되어 사고를 낸 택시기사의 사례에서는 분명 신고를 해야 하지만, 신고를 하면 오히려 예상치 못한 날벼락을 받을 수 있는 상황도 많이 있습니다.

최근 중국에서 위험에 빠진 사람을 도와줬다가 누명을 쓰는 경우가 많아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는 뉴스를 접한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사례가 꼭 중국에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나라에도 ‘물에 빠진사람 구해줬더니 보따리 내놔라고 한다’라는 속담이 있지 않습니까?

제가 아는 분도 황당한 경우를 경험한 적이 있습니다. 이 분은 새벽에 운동을 나가는 것이 습관이 되어 있는데, 하루는 새벽 5시, 6시 경에 고층 건물에서 여자가 떨어지는 것을 보고 신고를 했습니다. 그런데 경찰은 신고자를 용의자로 지목하고 ‘성폭행하려다가 여자가 떨어져 죽었지? 자백해?’라고 협박했다고 합니다. 점심 때가 지나도 자장면 하나 안 시켜주고 계속 취조를 한 모양입니다. 어떻게 운이 좋게 자살한 여자의 남편이 와서 전날에 있었던 일을 진술하여 자살한 것이 맞다고 하여 풀려났다고 합니다. 만약 그 여자의 남편이 와서 엉뚱한 이야기를 했다고 한다면 그 분이 영락없이 범인으로 몰려서 인생이 끝났을 것입니다.

이외에도 많은 사례가 있습니다. 위험에 처한 여자를 구하려다가 싸움에 휘말려 구속되는 것은 다반사이고 다쳐도 치료비를 받지 못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또, 심정지의 경우 골든타임이 5분(어떤 곳에서는 4분이라고도 하네요)이라고 합니다. 심장 정지가 오면 119에 신고하더라도 골든타임을 놓치게 될 것입니다. 그러면 직접 심폐소생술을 실시해야 하는데, 흉부 압박을 할 경우 갈비뼈가 부러지는 일이 다반사라고 합니다. 아는 의사선생님께 여쭤보니 그래도 흉부 압박을 통해 생명부터 살려야 한다고 하네요.

하지만 언젠가 흉부압박을 통해 살려줬더니 뼈가 부러졌다고 소송을 당하고 병원비까지 물어주게 되었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습니다. 아래는 이와 비슷한 상황을 기사화한 것이네요.

급박한 위험에 처한 사람을 먼저 구하는 것이 도리적으로 맞지만 잘못 개입할 경우 도리어 큰 손해를 보거나 심지어 인생을 망치는 경우까지 생길 수 있는 것이 현실인 것 같습니다. 너무 과장되지 않냐구요? 저도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사회에 좋은 사람이 많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도 많습니다. 그래서 법을 제정하더라도 억울하게 당하는 사람이 없도록 조치를 취해야 할 것입니다.

에필로그

어릴 적에 지갑을 주으면 경찰서에 가져다줘야 한다고 배웠습니다. 실제로 친구 중에는 배운 대로 현금을 주워서 경찰서에 갖다 준 친구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지갑을 주워도 함부로 경찰서에 가져다주면 날벼락을 받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간혹 (정말로 드물겠지만) 지갑을 습득하여 신고했다가 도리어 도둑으로 몰리는 경우도 발생한다고 합니다.

예전에 TV에서 한 경찰이 나와서 경찰 눈에는 모든 사람이 다 범인으로 보인다고 합니다. 매일 범인들만 접하다 보니 그런 직업병이 생기나 봅니다. 잡혀 온 사람 중 열이면 열 모두 범인이 아니라고 딱 잡아떼다가 증거를 내밀면 마지못해 인정한다고 합니다. 그러다 보니 신고한 사람을 우선 의심하는 버릇이 있는 경찰이 있지 않은가 생각됩니다. 그러니 이제 지갑을 줍더라도 경찰서나 파출소에 갖다 주라고 아이들에게 가르치지 못할 것 같습니다. 우리는 정말로 씁쓸한 사회에 살고 있는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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