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는 과연 공짜인가?

Last Updated: 2024년 01월 25일 | | 11개 댓글
서비스는 공짜

'서비스'라고 하면 무엇이 떠오르나요? 어떤 분은 '서비스는 군만두다'라고 하더군요. 아마 많은 분들이 서비스하면 '공짜'를 떠올릴 것 같습니다.

서비스는 과연 공짜인가?

식당에서 덤으로 주는 것을 '서비스'라는 용어로 사용하다 보니 은연 중에 서비스 = 공짜라는 등식이 우리 머리 속에 자리잡은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조금만 생각해보면 서비스 = 공짜라 아니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식당에서도 어느 정도의 음식을 팔아주었기 때문에 덤으로 주는 것이지 짜장면 한 그릇을 시키고 군만두를 서비스로 달라고 하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즉, 가격 속에 포함되어서 '서비스'라는 이름으로 포장되었을 뿐이라고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사실 공짜를 싫어할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오죽하면 '공짜라면 양잿물도 마신다'라는 말까지 있을까요?

(요즘은 TV를 안 보지만) 꽤 오래 전에 TV에서 한 패널이 '공짜보다 비싼 것은 없다'라면서 공짜 속에 내재된 위험에 대해 설명하는 것을 보고 난 후에 공짜를 조심해야겠다는 다짐을 했습니다. 그래서 공짜를 좋아하는 사람에게 '공짜보다 비싼 것은 없다'는 말을 해주곤 합니다.

흔히 '공짜는 없다'라는 말을 합니다. 영어 속담에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다("There is no such thing as a free lunch")는 표현이 있습니다. 1900년대 초중반 미국 술집에서 술을 사면 무료로 점심을 제공한 것에서 유래했다고 합니다. 공짜로 주는 음식이 염분이 많은 햄, 치즈라서 손님들은 맥주를 평소보다 많이 시켰다고 합니다. 공짜 점심을 바라는 손님들이 호갱이 되었던 것이죠.

간혹 웹호스팅이나 이런 곳에 돈을 쓰기를 꺼려하는 분이 계십니다. 그래서 무료 호스팅을 이용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무료 호스팅이라는 것이 일종의 미끼 상품입니다. 사용하다 보면 안 되는 것이 많습니다. 그러면 호스팅 업체에서는 유료 호스팅을 이용하라고 권합니다. (사실 비용도 다른 호스팅업체보다 비쌉니다.) 또는, 무료 호스팅을 이용하기 때문에 설치된 워드프레스에 오류가 발생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면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더 많은 비용을 치르기도 합니다. (사실 술이나 점심 한 끼 정도만 아껴도 괜찮은 유료 웹호스팅을 이용할 수 있는데...)

서비스를 의뢰하면서 '비용이 있나요"라고 물어보는 분들이 있습니다. 혹은 서비스 의뢰에 대해 비용이 얼마라고 하면 '비용이 청구되나요?'라고 반문하는 분들도 계시고요. 학생들이야 세상 물정을 몰라서 그렇다고 하지만, 나이 드신 분들도 서비스인데 왜 돈을 청구하느냐는 반응을 보이기도 합니다.

개인적으로 작년까지만 해도 무료로 자주 도와주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문제가 발생하면 '니가 건드렸으니까 니가 책임져'라고 요구하는 경우가 종종 있어서 이제 아무리 사소하더라도 직접 무료로 어떤 작업을 해드리지 않습니다. (무료로 원하는 경우 책을 구입하거나 자료를 검색하여 직접 해결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요즘은 매뉴얼이 잘 되어 있어서 얼마든지 혼자 해결이 가능한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댓글을 통해 문의해오면 성실히 답변을 드리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문의 사항이 있으면 언제든지 댓글을 이용해주세요^^ 비록 아는 것은 별로 없지만 아는 한도에서 답변해드리겠습니다.)

이메일을 통해 도움을 요청해오는 분들이 종종 있습니다. 그러면 시간을 들여서 답장을 해주면 메일을 잘 받았다거나 답장을 주어서 고맙다고 하는 분이 거의 없습니다. 올해 들어 특히 그렇네요. (저는 모르는 사항이 있으면 다른 분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경우가 간혹 있습니다. 그럴 경우 답장을 받으면 그렇게 고마울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문제 해결 여부를 떠나) 꼭 고맙다고 답장을 줍니다.)

무료로 어떤 것을 받게 되면 사람들은 처음에 감사함을 표현하지만, 무료가 반복되다 보면 사람들은 그것을 '권리'로 여기게 됩니다. 서비스가 무료로 제공된다고 해서 그것이 무료라서 생각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그 속에는 무엇인가 우리가 치러야 할 대가가 분명 내재되어 있기 마련입니다. 그리고 노력을 하지 않고 공짜를 바라는 것은 별로 바람직하지 않은 행동 같습니다.

참고


11 개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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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안녕하세요.
    일전에 비용문의를 드렸던 사람인데요, 이 글 보니 왠지 마음이 무겁네요. 저는 공짜를 바랬던 건 아닌데 승인이 안 나서 wordcracker님 글 보고 변경을 하긴했거든요. 일부러 데스크탑에까지 설치해서 테스트를 두번 했는데도 결국 실제 사이트는 실수가 발생했는지 다시 복구하느라 받은 스트레스때문에 병가까지 내는 상황이... 알려주신 비용보다 분명히 제 휴가비가 더 비싼거라. 그냥 개인돈으로 의뢰를 했었으면 더 절약했겠죠?ㅋ
    감사 인사드리러 해당글을 찾고 있는데 쉽지 않아서 공부하는 마음으로 wordcracker님 글을 읽고 있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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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녕하세요?
      사이트를 방문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위의 글은 어떤 특정 상황을 염두에 둔 것은 아니고요, 많은 분들이 '서비스=공짜'라고 인식하는 것 같아서 평소의 생각을 정리하여 작성해본 것입니다.ㅎㅎ

      워드프레스와 관련하여 궁금한 사항이 있으면 이 블로그를 검색해보시고, 해당 글이 없으면 아무 글에서 댓글로 알려주시면 (비록 아는 것은 별로 없지만) 아는 범위에서 알려드리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럼, 즐거운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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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ㅎㅎㅎㅎ 네 저도 서비스가 공짜라고는 생각 안해요~
        이런 소중한 글들을 올려주시는 것만으로도 감동인데...
        행복한 저녁시간 보내세요 ^^

  2. 서비스 제공자의 마인드, 수혜자의 마인드 모두 중요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유료든 무료든 상관 안하고 상대편 마인드를 살피려고 애를 많이 쓰는 편입니다.

    개인적으로 공유호스팅은 비용에 비해 악랄한 서비스 품질을 제공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서비스 품질 좋은 업체를 쓰면 그만큼 가격정책도 악랄하고...
    VPS도 싼 것 썼다가 트래픽 몰리면 억지스런 이유를 들면서 방 빼라고 하는 케이스도 종종 보고되고 있고요.
    그래서 장기적으로 봤을 땐(3년 이상) 티스토리나 개인용 저전력 홈서버(라즈베리파이, 아톰기반)가 마음 편하고 비용적으로도 유리할 듯합니다. 저는 운좋게 서버 비용을 지원받았지만, 가난하면 닥치고 라즈베리파이로 가야죠.ㅠ

    뜬금없지만 지금 제 서버 자원이 남아도니까 무료로 몇 분한테 호스팅 개방해 드릴까~ 싶은 생각도 들어요.(세상 살면서 공짜로 받았던 게 참 많은 것 같아요. 덕분에 여태껏 목숨 부지하고 있는 거겠죠.^^) 트래픽 제어에 대한 마인드는 저랑 비슷하셨으면 좋겠는데 저랑 생각 비슷하신 분이 거의 안계실 듯해서, 실제로 호스팅 개방이 성사되긴 쉽지 않을 것 같아요.(막 퍼드리면 제 사이트 느려져서 망함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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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You get what you pay for.
      비용을 지불한 만큼 받게 되는 것이 세상 이치 같습니다.

      "싼 게 비지떡"이라고 싼 것은 싼 대로의 의미가 있지만 너무 많이 바라게 되면 부작용이 발생하는 것 같습니다.

      지난 한 달 동안 테스트 용도로 저가용 VPS를 알아보고 있는데요, Vultr가 월 2.5달러로 가장 싼 상품이 있고, A2 Hosting( https://avada.co.kr/?p=1840 )도 월 5달러에 제공하는 Unmanaged VPS 상품이 있더군요. Vultr의 경우 트래픽이 초과되면 경고 없이 그냥 끊어버린다는 글도 있고... A2 Hosting의 5달러짜리의 경우 서버는 괜찮지만 문제가 발생하면 Support가 별 도움이 안 된다는 글이 많네요.

      Unmanaged(비관리) 상품이니까 알아서 대처할 수 있고 문제를 일으킬 정도로 트래픽을 발생시키지 않으면 이런 저가용도 괜찮지 않을까 생각되기도 합니다. 어떤 분이 2.5달러, 5달러 상품은 미끼 상품이라고 하더군요.ㅎㅎ

      서버 개방하는 것은 별로 좋은 생각 같지 않습니다. 요즘에는 도움을 받고도 고맙다는 생각을 가지지 않는 것이 젊은 세대라고 하네요. 어제 문화일보에 난 기사를 보면...

      최 씨는 지난달 신입생 환영회 자리에서 ‘선배인데 술을 빼느냐’며 강권하는 후배들 때문에 주량을 넘게 술을 마셔야 했다. 최 씨는 “주변에 이런 역꼰대 후배들 때문에 고통을 당한 사람이 한두 명이 아니다”며 “술자리에 일부러 선배를 불러 술값을 계산시키는 후배들도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역꼰대들은 술값 떠넘기기는 기본이고, 수강신청 기간이나 시험 기간이 되면 선배에게 수업 관련 정보나 ‘시험 족보’를 당연한 듯 요구하면서 고맙다는 인사조차 하지 않는다. 다른 사립대 4학년생 김모(여·25) 씨는 수강신청 기간 이후 후배들과 거리를 뒀다. 김 씨는 “밤 12시가 넘었는데도 ‘이 과목 어떻냐’고 계속 질문하며 괴롭히고, 열심히 알려주면 고맙다는 말 한마디 없이 연락을 끊어버리는 후배들에게 넌덜머리가 난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또 다른 사립대 4학년생 손모(28) 씨는 “페이스북 대나무숲(익명 게시판)이나 대자보를 통해 꼰대질하는 선배로 모함당하는 게 두려워 기분 나빠도 참을 수밖에 없다”며 “이런 후배들은 피하는 게 상책인데, ‘돈 아끼려고 도망 다닌다’고 할까 봐 피할 수도 없다”고 고개를 내저었다.

      이 같은 역꼰대의 행태에 대해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외동이 많은 젊은 세대는 주위로부터 일방적으로 무언가를 받는 데에만 익숙해져 있다”며 “이런 외동 세대의 특징에 한국인의 집단주의적 성향이 합쳐져 빚어진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물론 우리 때에도 신입생들은 버릇(싸가지?)이 없다는 말을 자주 들었지만 이제 정도가 심해져서 요즘은 심각한 수준까지 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네요.

      요즘은 괜히 호의를 베풀다가 호구가 되지 않을까 염려가 될 정도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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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어릴때부터 남의 도움을 많이 받아 보면 의례 공짜를 바라는 기대수가 높다고 할까요..^^
    이것도 사람의 성격에 따라 많이 다른 것 같아요..
    특히 호스팅 공짜는 검색을 하면 많은데 사후 서비스가 문제여서 되도록이면 이런 것은 유료를 사용하는 편이 제일 나은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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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료 호스팅의 경우 가볍게 사용하거나 테스트 용도로 적합한 것 같습니다.

      요즘 워드프레스 테마의 경우 높은 메모리 설정을 필요로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경우 메모리 설정이나 다른 PHP 설정을 높여 달라고 하면 유료 호스팅을 이용해야 가능하다는 말을 듣게 됩니다.

      닷O에서는 도메인을 닷O에서 구입하면 호스팅이 무료인 상품이 있습니다. 이 경우 난감하게 되는 것이죠. PHP 설정이 낮다 보니까 사이트를 제대로 돌릴 수는 없고, 그렇다고 도메인이 물려 있어서 다른 호스팅업체로 이전하는 것도 쉽지 않게 됩니다.

      어쩔 수 없이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유료 호스팅 상품으로 업그레이드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닷O이 별로 좋지 않은 것이 문제입니다.

      결국 공짜 때문에 안 좋은 유료 호스팅을 이용하게 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공짜의 덫이라고나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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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공짜에 대한 불만도 일종의 심리학과 관련되어있다는 것을 책에서 본적이 있습니다.
    공짜로 서비스를 이용하게 되면 불평과 불만이 몇배로 증가한다는 것이었죠
    일례로 무료앱에 달린 혹평과 낮은 별점이 유료앱에 달린 혹평과 별점에 비해 비교할수 없을 정도로 많다는 것만 봐도 사람의 심리라는게 무료 = 하찮은 것 이라는 인식에서 근거 한것이 아닐까 합니다.

    호의가 계속 되면 권리인줄 안다는 말이 괜히 나온게 아니죠. 저도 예전에 호구짓 많이 했지만 요즘은 호구 될일 생기면 바로 도망부터 갈 준비를 하게 되었습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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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엇인가를 배울 때에도 공짜로 제공되는 경우에는 조금 하다가 그만 둘 때가 많지만 돈을 내고 배우는 경우 비용을 들인 만큼 태도가 달라지는 것 같기도 합니다. (돈을 많이 내고 듣는 수업이라면 돈이 아까워서라도 열심히 들어야겠다는 생각을 가질 가능성이 높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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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헐... 저는 완전 반대.

        돈을 내고 교육을 받는 경우는 이게 의무사항이라 하는거라서 진짜 하기 싫고, 배우는것도 하나도 없고, 시간이나 때우고 있는거고 (대표적으로 변호사 자격증을 유지하기 위해 받는 CLE) 무료교육은 당근 내가 하고 싶어서 하는거라서 무지 집중을 합니다. ㅋㅋㅋㅋ

      • 네... 아무래도 의무감으로 참여하면 흥미가 줄어들고 재미도 없고 그럴 수밖에 없겠죠ㅎ

        요즘은 커뮤니티 활동이 증가하면서 공통의 관심사를 공유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괜찮은 교육이 이루어지는 경우를 종종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