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서장] 성경 속의 지혜로운 여인들

과거가 가부장적인 사회였다면 오늘날은 페미니즘이 강세를 이루고 있습니다. 실제로 우리나라만 해도 헌정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이 나라의 수장인 대통령을 맡고 있고 미국의 경우 힐러리 클린턴이 민주당 대선 후보로 나와서 미국의 첫 여성 대통령의 자리를 노리고 있으니 현대 사회에서 여성의 파워에 대해 굳이 논할 필요는 없을 것입니다.

성경에는 수많은 사람이 등장합니다. 그 중에는 이름만 한 번 등장하고는 '다시 볼 수 없는' 인물이 있는가 하면 다윗이나 아브라함과 같이 많은 분량에 걸쳐 상세하게 언급되는 인물도 있습니다. 그리고 가인(카인)이나 에서, 유다와 같이 저주를 받은 인물이 있는가 하면 노아, 이삭, 야곱 등과 같이 축복을 받은 인물들도 나옵니다. 성경 속에 기록된 역사는 단지 과거의 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이미 있던 것이 후에 다시 있겠고 이미 한 일을 후에 다시 할찌라"(전도서 3:9)라던지 "무엇이든지 전에 기록한 바는 우리의 교훈을 위하여 기록된 것이니"(로마서 15:4)라는 말씀처럼 과거의 기록으로부터 교훈을 얻을 수 있도록 되어 있는 것입니다.

성경 속에 많은 여성들이 등장하며 그 중에서는 지혜로운 행동이나 용감한 행동으로 가정을 구하고 심지어 나라까지 구하는 역사도 기록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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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로운 여인을 사랑한 다윗

다윗은 하나님께서 "내 마음에 합한 사람"이라 할 만큼 하나님이 보시기에 모든 행위가 올바른 인물이었습니다. 그런 다윗이지만 다윗이 왕이 되기까지 많은 어려움을 겪습니다.

다윗이 왕이 되기 전, 600명이나 되는 무리를 이끌고 마온이라는 지방에 거주할 무렵의 일이었습니다. 그곳에는 나발이라는 부자와 아름답고 총명한 그의 아내인 아비가일이 살고 있었습니다. 다윗은 그 곳에 두둔하면서 도적으로부터 주변 사람들의 재산을 보호해주었습니다.

다윗에는 많은 무리를 이끌고 있었으므로 경제적으로 어려운 가운데 있었던 모양입니다. 그러던 중 나발이 양털을 깎는다는 소식에 부하들을 보내서 경제적인 도움을 줄 것을 부탁합니다. 하지만 나발은 "다윗은 누구며 이새의 아들은 누구뇨? 근일에 각기 주인에게서 억지로 떠나는 종이 많도다. 내가 어찌 내 떡과 내 양털 깎는 자를 위하여 잡은 고기를 가져 어디로서인지 알지도 못하는 자들에게 주겠느냐?"라는 말로 다윗과 그 부하들을 주인을 배반하고 떠난 하찮은 불법 집단으로 전략시키며 조롱하게 됩니다.

다윗과 아비가일 | Antonio Molinari
다윗과 아비가일 | Antonio Molinari 작

이에 다윗은 분노하여 군사 400을 데리고 나발과 그 집안 전체를 죽이기로 작정합니다. 이런 소식이 종을 통해 나발의 아내인 아비가일에게 전해지고, 아비가일은 떡(빵)과 포도주 등을 급히 마련하여 다윗에게 바치게 되고 이로 인해 집안 전체가 멸족하는 위기로부터 벗어납니다.

하지만 나발은 이런 사실도 모른 채 잔치를 베풀고 크게 취해 즐겁게 놀다가 다음날 아침에 술이 깬 후에 아내로부터 전 날에 있었던 일에 대해 듣게 되고 나발은 열 흘 후에 죽게 됩니다. 이 소식을 들은 다윗은 사환을 보내어 아비가일에게 청혼하여 그녀를 아내로 맞이하게 됩니다("지혜로운 여인을 사랑한 다윗 | 다윗과 아비가일(다윗의 연애)" 참고).

한 여자의 지혜로운 행동으로 집안 전체 사람들의 목숨을 구할 수 있었고, 그 여자는 나중에 왕이 되는 다윗의 아내까지 되는 영예를 누리게 됩니다.

시어머니를 끝까지 봉양하여 이스라엘 족보에까지 오른 룻

룻기는 효행을 다하여 축복을 받은 한 여인의 이야기가 기록되어 있습니다. 엘리멜렉이라는 사람이 그 아내인 나오미와 두 아들 말론과 기론을 데리고 모압 지방에 가서 거주했습니다. 엘리멜렉이 죽고, 두 아들은 그 지방 여자 중에서 아내를 취했는데, 그 이름은 오르바와 룻이었습니다.

이후에 말론과 기론 둘 다 죽고 나오미는 두 며느리와 함께 남게 됩니다. 나오미는 고향인 유다 베들레헴으로 돌아가기로 하고 며느리들에게 자기 집으로 돌아갈 것을 권합니다. 오늘날 보면 아들이 죽고 자식이 없다면 대부분의 여자들이 재혼을 선택하게 될 것입니다. 따라서 나오미의 권유는 지극히 합리적인 것이라 생각됩니다. 시어머니의 권면에 오르바는 울면서 돌아가지만 룻은 "어머니께서 가시는 곳에 나도 가고 어머니께서 유숙하시는 곳에서 나도 유숙하겠나이다. 어머니의 백성이 나의 백성이 되고 어머니의 하나님이 나의 하나님이 되시리니"라고 말하게 되고 룻의 결심을 확인한 나오미는 며느리인 룻과 함께 고향으로 돌아갑니다.

보아스의 밭에서 이삭을 줍는 룻 | 그림: Sweet_Media (Wikimedia commons)
보아스의 밭에서 이삭을 줍는 룻 | 그림: Sweet_Media (Wikimedia commons)

이후에 룻은 부자인 보아스라는 사람의 마음에 들게 되고 결국 결혼까지 하게 됩니다. 보아스는 룻을 통해 오벳을 낳고 오벳은 이새를 낳고 이새는 다윗을 낫게 됩니다. 이렇듯 룻의 몸을 통해 다윗의 할아버지인 오벳이 태어납니다. 그뿐만 아니라 이스라엘 족보에 이방 여인으로서 이름이 오르게 되는 영광을 얻게 됩니다.

살몬은 라합에게서 보아스를 낳고 보아스는 룻에게서 오벳을 낳고 오벳은 이새를 낳고 이새는 다윗 왕을 낳으니라 (마태복음 1:5-6)

이스라엘은 가부장적인 사회였기 때문에 여자의 이름이 족보에 오르는 것은 매우 희귀한 일입니다. (라합, 룻, 마리아 정도네요.) 그리고 룻기라는 별도의 책을 통해 룻의 효행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처럼 룻은 죽을 때까지 시어머니를 봉양하는 효행으로 말미암아 축복을 받아서 이스라엘 족보에도 오르고 룻기라는 책의 주인공으로까지 등장하게 됩니다.

이스라엘 민족을 구한 한 여인의 용감한 행동

최근 몇 년 간 TV를 거의 안 보고 있지만 예전에 TV를 보면 간혹 "에스더"라는 이름을 가진 연예인이나 유명인이 간혹 등장하는 것을 본 적이 있습니다. 에스더는 성경에 나오는 인물로 에스더서에 나오는 주인공이기도 합니다. 에스더는 페르시아 왕국의 아하수에로라는 왕 때 왕비까지 오른 여인입니다. 아하스에로 왕은 "크세르크세스 1세"일 것이라는 것이 유력한 설 같습니다. 영화 300에 나오는 페르시아의 왕이 크세르크세스 1세라고 하네요.

에스더서에는 모르드개라는 충직한 유대인과 하만이라는 대적자가 등장합니다. 하만은 아하수에로 왕의 신임을 얻어 전권을 휘두르게 되는데 오직 모르드개라고 하는 유다 사람만이 하만에게 무릎을 꿇지도 않고 절도 하지 않습니다. 이에 하만이 분노하여 모르드개뿐만 아니라 페르시아 제국 내의 유다인 모두를 몰살시키려는 음모를 꾸미게 되고 왕의 조서를 받아내게 됩니다.

이처럼 유다인 전체가 죽을 수 있는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모르드개는 에스더에게 도움을 요청합니다. 에스더는 3일을 금식하고 죽기로 작정하고 왕에게로 나아가게 됩니다. 페르시아는 왕이 부르지 않은 상태에서 왕에게 나아가면 왕이 금홀을 내밀지 않으면 죽이는 것이 법이었습니다. 당시 에스더는 30일 동안 왕의 부름을 받지 못한 상태였습니다. 에스더는 죽기를 각오하고 3일 금식 후에 왕에게로 나아가게 됩니다.

왕궁 안뜰에 온 에스더를 보고 왕은 그 모습이 심히 사랑스러우므로 금홀을 내밀게 되고 왕은 에스더에게 무슨 청이 있는지 말만 하면 모두 들어주겠다고 합니다. 에스더는 잔치를 베풀테니 왕과 하만이 참석하기를 부탁합니다.  하만은 왕후의 잔치에 초대받은 사람은 자신이 유일하다면서 좋아하지만 왕후의 잔치에 참석한 하만은 그 죄가 드러나 오히려 죽임을 당하게 됩니다. 왕은 모르드개에게 조서를 다시 작성하도록 하여 유다인들이 진멸하는 위기에서 벗어나게 됩니다. 이스라엘의 절기 중 하나인 부림절이 이 사건에서 유래하게 됩니다.

에스더는 왕후로서 이스라엘 민족이 진멸을 당하게 되는 상황을 외면하지 않고 죽기로 각오하고 왕에게로 나아가서 이스라엘 민족을 구합니다. 이처럼 한 여인의 용감한 행동이 이스라엘 전체를 구한 것입니다.

무릇 지혜로운 여인은 그 집을 세우되 미련한 여인은 자기 손으로 그것을 허느니라 (잠언 14:1)

무릇 지혜로운 여인은 집안을 세우고 나라를 일으켜세우는 데 큰 역할을 할 수 있지만 그 반대의 경우도 있습니다. 역사를 통해서도 여인 때문에 나라가 망한 경우도 간혹 볼 수 있습니다.

현재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 많은 사람의 평이 그리 좋지만은 않은 것 같습니다. 아마 최선을 다 하고 계시겠지만 아쉬운 것도 있는 게 사실입니다. 이때까지 우리나라 대통령 중에서 좋은 평가를 받는 대통령은 거의 없는 것 같습니다. 남은 임기 동안 지혜롭게 국정을 베풀어 열강의 틈바구니 속에서 아슬아슬한 줄다리기를 하고 있는 이 나라를 더욱 부국으로 거듭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하기를 희망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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